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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크레디트스위스, 부유층 미국인 탈세 위한 해외 비밀계좌 은닉"

등록 2023.03.30 04:55:35수정 2023.03.30 06: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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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리히=AP/뉴시스] 스위스의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 본사의 모습. 2022.03.10.

[취리히=AP/뉴시스] 스위스의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 본사의 모습. 2022.03.10.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크레디트스위스 은행은 부유한 미국인들이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사용한 역외 비밀 계좌를 보고하지 않음으로써 미국 당국과의 합의를 위반했다고 미국 의원들이 29일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 상원 재무위원회는 은행이 공개하지 않은 미국 납세자 가족의 계좌에 있는 약 1억 달러와 관련된 현재 진행 중인 범죄 공모를 지적했다. 또한 크레디트스위스는 미국의 한 사업가가 IRS(미 국세청)로부터 2억2000만 달러 이상의 해외 계좌를 숨기는 것을 도왔다고 전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는 세무 당국에 신고되지 않은 2000만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23개의 계좌를 발견했다고 밝혔으며, 그 중 많은 계좌가 보고서가 발표되기 불과 며칠 전에 공개됐다. 조사 결과 7억 달러 이상이 미 법무부와 맺은 9년간의 유죄 관련 협정을 위반하여 은닉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론 와이든 미 상원 재무위원장은 "크레디트스위스는 은행 간부들이 미국을 사취하는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탈세를 가능하게 한 것에 대해 2014년에 받은 벌금을 할인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사는 크레디트스위스가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스위스 정부는 세계 금융 시스템의 혼란 속에서 이번 달 경쟁 은행인 UBS가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는 크레디트스위스를 32억5000만 달러에 인수할 것을 압박했다. 실리콘밸리뱅크 등 미국내 은행 2곳의 파산은 고객들의 예금 인출이 쇄도함에 따라 스위스에서 두 번째로 큰 크레디트스위스 은행의 주가를 폭락하게 하는데 불을 지폈다.
 
미 상원의 조사 결과는 UBS가 크레디트스위스를 흡수하고 단일 스위스 메가뱅크를 만들려고 시도함에 따라 UBS가 인수를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지명한 날과 같은 날에 UBS에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이는 또한 2008년 금융 위기의 배후에 있었던 주택 담보 증권에 대한 수억 달러 가치의 합의에 이은 미국 당국과의 크레디트스위스의 최근 충돌이다.

헤지 펀드 손실에서 불가리아 코카인 밀수 조직에 의한 자금 세탁 방지 실패에 대한 벌금에 이르기까지 수년간 문제를 겪은 크레디트스위스측은 "탈세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반박하면서 상원 보고서의 "일부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유산 문제"를 기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레디트스위스 은행은 "우리는 그 이후로 세무 당국으로부터 자산을 은폐하려는 개인을 근절하기 위해 광범위한 개선을 시행했다"며 "우리의 명확한 정책은 미신고 계좌가 확인되면 이를 폐쇄하고 은행 정책을 준수하지 않거나 크레디트스위스의 행동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직원을 징계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상원 보고서는 크레디트스위스가 새로운 지도부를 임명하는 것을 포함하여 조사에 협조한 것에 주목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2014년 미 국세청에 허위 소득세 신고 및 기타 서류를 제출하는 데 미국 납세자를 돕고 지원하려는 음모에 대해 유죄가 인정된 후 미국 법무부에 13억 달러의 할인된 벌금을 지불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수천 명의 미국인들이 세무 당국에 신고되지 않은 계좌를 개설하고 역외 자산을 은폐하는 것을 "알고 있고 의도적으로" 도왔다고 인정했다. 대신 미신고 계정을 보고하고 미국 관리들에게 다른 정보를 제공하는 데 동의하는 대가로 형사 고발을 피했다.

미 상원 위원회는 2013년 미국-라틴 아메리카 이중국적자 가족에 속한 1억 달러에 가까운 해외 비밀계좌가 폐쇄됐지만 미국 당국에 알리지 않고 다른 은행으로 돈이 이체됐다고 밝혔다.

상원 보고서는 "크레디트스위스가 고객의 잠재적인 범죄 탈세로 보이는 자금을 거의 10년 동안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며 전직 고위 은행원들이 그 가족의 계좌 관리를 도왔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크레디트스위스 직원들은 그가 미국인이라는 것을 오랫동안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당국으로부터 2억2000만 달러를 숨기는 것을 도왔다고 한다.

크레디트스위스 직원들은 보너스가 (직원들이)관리하는 금액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계좌가 미국과의 관계를 숨기는 것을 돕도록 장려되었다고 상원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를 위해 자산이 2000만 달러 또는 3000만 달러 이상인 고객을 둔 직원들은 더 많은 보너스를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러한 계정에 특별한 고려를 했을 수 있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상원 재무위원회의 의원들은 보고서를 발표하기 불과 며칠 전에 2000만 달러가 넘는 미신고 계좌 23개 중 13개를 알게 됐다. 이는 크레디트 스위스가 미 당국과의 협정에 서명하고 추가 조사를 받은 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수억 달러의 대규모 미신고 계좌를 공개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위원회는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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