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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한반도 핵전쟁 막기 위해 평화협정 체결을"

등록 2023.03.30 10:51:25수정 2023.03.30 11: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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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사 출신 미 핵무기 담당 예비역 중장

"한 번의 오판으로 수백만 희생" 경고 기고문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27일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핵 공중 폭발 타격 훈련이었다고 28일 보도했다. 발사된 전술탄도미사일에는 "핵 전투부를 모의한 시험용 전투부"가 장착됐으며, "평양시 역포구역에서 함경북도 김책시 앞 목표섬을 겨냥해 가상적인 핵습격을 진행하면서 표적상공 500m에서 전투부를 공중폭발시켰다"고 전했다.(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3.03.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27일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핵 공중 폭발 타격 훈련이었다고 28일 보도했다. 발사된 전술탄도미사일에는 "핵 전투부를 모의한 시험용 전투부"가 장착됐으며, "평양시 역포구역에서 함경북도 김책시 앞 목표섬을 겨냥해 가상적인 핵습격을 진행하면서 표적상공 500m에서 전투부를 공중폭발시켰다"고 전했다.(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3.03.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한미 연합사령부에서 근무하고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예비역 공군 중장이 핵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북한과 평화 협정을 맺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댄 리프 예비역 중장이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을 요약한다.

핵전쟁이 벌어지면 어떻게 되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난 잘 아는 사람이다. 1970년대 젊은 미군 전투기 조종사였던 나는 도덕적 이유로든 기계고장 때문이든 핵공격 실행 임무를 절대 실패하지 않도록 하는 강력한 훈련을 받았다. 당시 표적 지역의 지도와 사진, 그곳에 내가 일으킨 대재앙에 대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거리낌없이 표적을 증발시키겠다는 맹세와 함께 훈련을 마감했다.

나는 군 경력 33년 동안 핵 전투를 담당했다.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부대를 관장했고 태평양 지역 공군 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일했다. 이 경험을 통해 북한과 핵전쟁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경각심을 갖게 됐다.

미국은 수십 년 동안 핵위협을 제기하는 나라가 생겨나지 못하도록 억제해왔다. 외교적 노력에서 시작해 압박으로, 이후엔 인내로 정책을 바꿔왔지만 모두 실패했다.

핵 억지가 통할 수 있는 사례가 있다. 한국전쟁을 끝내는 일이다.

1953년 7월27일 휴전 협정이 체결됐지만 한국, 미국과 북한은 지금껏 형식적으로 전쟁 상태에 있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일이다.

핵무기를 가진 북한이 지난해부터 기록적으로 자주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고 있다. 미국 본토 모든 지역에 핵탄두 공격을 할 수 있는 강력한 ICBM 발사도 했다. 지난 1월 김정은이 핵탄두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라고 명령했고 지난해 북한은 핵선제공격을 합법화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그러자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도 핵무기 개발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에선 한 번의 오판이 수백 만 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

나는 한미연합사령부 및 유엔군사령부 고위 장교 등으로 한국에서 4년 근무했다. 전쟁을 한순간에 끝낼 수 있는 막강한 위력을 가진 군대를 관장하면서 머리카락이 다 빠질 정도였다. 한반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긴장도가 높은 지역 중 하나다.

전쟁에서 이기는 준비 못지 않게 평화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힘들어도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기 위한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 그것은 핵전쟁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미국이 체제를 위협한다며 재래식 및 핵무기를 강조하는 김정은의 주장이 약화될 것이다. 포위돼 있다는 피해 의식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 제재 해제로 경제가 발전하면 2500만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

미국과 북한, 그리고 한국은 최근 몇 년 동안 항구적 평화협정을 모색해왔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이 각각 회담을 갖고 그같이 합의했다. 비무장지대 일부 지역의 지뢰를 제거했고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다. 김위원장은 장거리 미사일 및 핵실험 중단을 발표했고 북한 지역에서 발굴한 미군 유해를 반환했다. 억류된 미국인 3명을 석방했다. 2019년 북미 정상회담이 깨진 뒤에도 김위원장은 외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 하원에 평화협상을 촉구하는 한반도평화법안이 제출돼 있다. 미 국무장관에게 “항구적인 평화협정을 위한 분명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구속력 있는 협정을 추진하는 “진지하고 시급한” 외교를 추구하며 북미 양국이 연락사무소를 설치함으로써 외교관계를 수립하라는 요구가 담겨 있다.

법안은 주로 재미 한국인들이 북한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있어 부족한 대목이 있다. 북미 화해, 해상 경계선 확정, 군사 대화 방식 등 평화를 정착하는데 필요한 조치가 빠져 있다.

이런 일들을 시급히 진전시켜야 한다. 외교적 노력이 실패한 뒤로 김 위원장은 갈수록 호전적이 되고 있으며 전쟁 가능성이 더 커졌다. 한반도평화법안을 보다 강화해 통과시키는 것이 항구적 해결에 핵심이다. 현재 법안은 2021년에 처음 발의된 뒤로 전혀 수정되지 않은 것이다.

평화협정이 70년 전 체결한 정전협정을 훼손해 전쟁 위험을 키울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 통신, 통행 방식과 비무장지대 관리 합의와 관련된 규정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정전 협정이 분쟁을 억제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1994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북한 폭격을 검토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핵무기 사용을 논의한 것으로 보도됐다. 북한은 종종 도발하고 있고 남북한은 몇 차례 포격전을 벌였다.

북한이 평화협정 체결 조건으로 한미 간 사안인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수 있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그러나 전쟁을 종식하는데 있어 가장 어려운 대목은 미국의 정치적 의지다. 북한을 포용하는 것은 나쁜 행동을 보상하고 전체주의 체제를 합법화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씨 일가가 75년 동안 북한을 통치해 왔다. 이 점이 조만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비무장지대 남북에 살고 있는 젊은 남녀들이 현재 핵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그들이 받는 훈련이 실전에 필요해지지 않기를 바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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