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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입막음’ 기소 트럼프, 어떻게 되나…옥살이 가능성 낮아

등록 2023.03.31 17:00:00수정 2023.03.31 17: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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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현직 대통령 중 첫 기소 불명예

기소 또는 유죄 판결 받아도 대선출마 가능

[웨이코=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대배심이 '성관계 입막음' 사건과 관련해 자신을 기소하자 결백을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2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전용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웨이코=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대배심이 '성관계 입막음' 사건과 관련해 자신을 기소하자 결백을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2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전용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이른바 '성관계 입막음' 의혹으로 형사기소되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게 됐다. 

그는 역대 전·현직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기소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당초 뉴욕 맨해튼 대배심은 봄방학과 부활절이 맞물려 오는 4월9일까지 휴회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전격적으로 기소가 결정됐다.

맨해튼 대배심이 23명으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최소 12명이 기소에 찬성한 것으로 보인다. 기소는 23명의 배심원 중 과반인 12명 이상이 찬성하면 가능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배심이 기소를 결정하자 "완전 결백하다"며 이번 기소에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반발했다.

기소 혐의는 무엇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하는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입을 막기 위해 2016년 미 대선 직전에 회삿돈으로 13만 달러(약 1억 6918만원)를 주고 장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 2018년 이후 대니얼스와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본명이 스테파니 클리포드인 대니얼스는 지난 2006년 7월 열린 한 자선 단체 골프 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났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대니얼스는 당시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 사이에 있는 리조트인 타호 호수가 보이는 호텔에서 한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변호사는 이를 부인했다.

대니얼스는 트럼프가 둘이서 밤을 보낸 것에 대해 입을 열지 말라고 말했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걱정하지 않는 것 같았다"며 "약간 거만하게 보였다"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 트럼프는 아이를 출산한 관계로 이 골프 대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트럼프는 이번 사건을 포함해 총 4건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 역사상 최초로 형사 기소됐다. 2016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06년 7월 네바다주의 한 골프장에서 본인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전직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입을 막기 위해 13만 달러를 지급한 것과 관련해 회계 부정 혐의로 기소됐다. 사진은 대니얼스가 2018년 10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성인 박람회에 참석한 모습. 2023.03.31.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 역사상 최초로 형사 기소됐다. 2016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06년 7월 네바다주의 한 골프장에서 본인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한 전직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입을 막기 위해 13만 달러를 지급한 것과 관련해 회계 부정 혐의로 기소됐다. 사진은 대니얼스가 2018년 10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성인 박람회에 참석한 모습. 2023.03.31.

2020년 미 대선 조지아주 개표 관여, 2021년 1·6 연방의회 난입 사태 당시 지지자 선동 및 퇴임 후 기밀문서 유출, 자신의 기업 관련 자산을 부풀려 대출이나 납세에서 특혜를 받은 혐의 등 4건이다.

대선 출마 가능한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맨해튼 대배심에 의해 기소됐지만 대선에는 출마할 수 있다.

미국 법에서는 기소, 유죄 판결을 받거나 심지어 징역형을 선고 받아 옥살이 중이라도 선거 출마는 가능하다. 따라서 트럼프는 기소되고 향후에 재판을 받더라도 차기 대선에 나갈 수 있다.

CNN에 따르면 미 헌법은 ▲미국에서 출생  ▲35세 이상 ▲최소 14년 이상 미국에 거주한 사람이면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자격이 주워진다. 

다만 트럼프는 차기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기소됐다는 점에서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수의 미국인은 각종 범죄 수사를 받고 있는 트럼프가 기소될 경우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실시된 퀴니피악 대학 여론조사에서 기소로 트럼프가 재출마하지 못하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57%의 등록 유권자가 동의했으며 38%가 반대, 5%가 모른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결백을 주장하며 지지자들 결집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트럼프는 대배심 기소 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는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정치적 박해와 선거 간섭"이라며 "내가 트럼프타워에서 황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올 때부터 그리고 내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기도 전에 급진 좌파 민주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을 파괴할 목적으로 마녀사냥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트럼프를 잡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남을 속이고,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이제 그들은 노골적인 선거 간섭 행위로 완전히 무고한 사람을 기소하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을 했다"고 덧붙였다.

[뉴욕= AP/뉴시스]맨해튼 검찰의 트럼프 수사팀 앨빈 브래그 지방검사.

[뉴욕= AP/뉴시스]맨해튼 검찰의 트럼프 수사팀 앨빈 브래그 지방검사.

향후 절차

이번 기소로 트럼프가 수갑을 차고 포토라인에 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얼마 전 트럼프가 체포당하는 모습의 사진이 AI로 제작돼 인터넷에 유포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검찰에 체포될지 아니면 자진 출석할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출석을 계속 거부하면 수갑을 찬 채 체포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검찰은 사전에 트럼프의 변호사들에게 연락해 검찰에 자진 출석할지 물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트럼프는 대중 앞에서 구금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다만 트럼프가 지지층 결집을 위해 의도적으로 수갑을 찬 모습을 대중에게 보일지도 모른다. 트럼프는 지난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체포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가 검찰 출석을 거부하면 검찰은 그가 거주하는 플로리다 주 당국에 그를 뉴욕으로 인도하도록 허가를 받아야 한다.

트럼프가 맨해튼 지검에 출석하면 체포 상태에서 법원으로 이동해 기소인부절차(Arraignment)를 진행, 공소 사실 여부에 대해 답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판사는 트럼프가 보석금을 내야 풀려날 수 있을지,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할지, 보석금이나 어떤 제한 없이 석방될 수 있을지 결정한다.

트럼프가 결국 감옥에 갈지는 재판의 유무죄 여부에 달려 있다. 형량은 사건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범죄 전력이 없는 사람이 비폭력적이고 비교적 가벼운  중범죄(low-level Felony)로 중형을 선고 받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트럼프가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옥살이를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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