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 크레이머 교수 "韓 저출산, 이민으로 풀어야"

ADB 참석 앞두고 KDI 등 국책연과 사전 인터뷰

"韓, 선진국·개도국 간 디지털 격차 완화에 기여"

[세종=뉴시스] 사진은 마이클 크레이머(Michael Kremer) 미국 시카고대학교 교수.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3.04.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빈곤퇴치 방법론으로 개발 협력분야에서 2019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마이클 크레이머 미국 시카고 대학교 교수가 한국의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법으로 이민정책을 강조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산업연구원, 조세재정연구원은 내달 2023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방한 예정인 마이클 크레이머 교수와 사전 인터뷰를 가졌다고 25일 밝혔다.

크레이머 교수는 "저출산 문제를 겪는 선진국들이 이민 정책을 통해 경제활동인구 확충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민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최소화하고 국가 재정 및 후생에 긍정적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홍콩과 싱가포르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대상 특별 비자 프로그램'을 참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레이머 교수는 "해당 제도를 통해 육아 및 노인 돌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고숙련 국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해 세수 확대, 내국인 저숙련 노동자의 임금 인상 등의 파급 효과 등 긍정적 효과를 수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Chat-GPT 등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대해서는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향상하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단기간 내 생산성 향상은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AI 기술 혁신이 생산성 극대화로 이어지려면 기업들의 전반적인 전략 수정뿐 아니라 향후 발생할 실업자에 대한 재취업 및 교육 강화 등 정부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크레이머 교수는 팬데믹 이후 선진국과 개도국 간 소득 및 디지털 격차의 확대에 대해 정부의 선구매약속(Advance Market Commitments, AMC)을 통해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민간이 개발한 기술의 수익성이 낮으면 정부가 구매한다고 미리 약속하는 방식이다.

그는 "AMC는 백신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처음 도입됐지만, 기후 기술처럼 사회적 필요성은 높지만 상업적 인센티브가 크지 않은 다른 기술의 개발에도 적용될 수 있다"며 "기술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규제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시멘트, 철강, 기타 투입재 구매자로서 정부의 권한을 행사해 해당 부문의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방안 등이다.

크레이머 교수는 "한국은 디지털 기술 혁신의 선두 주자이고 비약적인 경제발전 경험을 가진 만큼 선진국과 개도국 간 소득 및 디지털 격차 완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며 에듀테크, 디지털 농업, 디지털 헬스케어, 전자정부 분야를 언급했다.

또한 "재정이 취약한 아시아 개도국에게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개발혁신벤처기금(Development Innovation Ventures)과 같은 사회혁신기금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혁신적인 정책 대안을 발굴하고, 엄격한 평가와 시범사업을 통해 선정된 우수 정책 대안을 확대 시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클 크레이머 교수는 내달 2일부터 5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2023 ADB 연차총회에서 개최되는 '한국 세미나의 날' 행사에서 조동철 KDI 원장과 기조 대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국 세미나의 날은 기획재정부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공동 개최하고 KDI가 주관한다. 아시아의 재도약을 위한 한국의 역할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 4개 연구기관은 각각 복합위기 극복, 공급망 재편, 디지털 전환, 재정개혁을 주제로 세부 세션을 맡는다. 자세한 내용은 기재부 ADB총회 홈페이지(https://www.adb2023.kr) 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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