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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진·홍수경 "우린 경쟁자이면서 삶과 음악의 소중한 멘토"[문화人터뷰]

등록 2023.08.05 06: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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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국립방송교향악단' 종신 악장

바이올리니스트 홍수진·수석 첼리스트 홍수경

24년간 함께 한 공연 1700회...5년만 내한 공연

바이올리니스트 홍수진, 첼리스트 홍수경 자매. (사진=롯데문화재단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바이올리니스트 홍수진, 첼리스트 홍수경 자매. (사진=롯데문화재단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서로의 제일 큰 경쟁자이자 기둥이었어요. 지금은 삶과 음악의 가장 소중한 멘토죠."

덴마크를 대표하는 국립오케스트라 '덴마크국립방송교향악단'의 종신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홍수진(46)과 수석 첼리스트 홍수경(46)는 11개월 터울의 자매다. 함께 학교를 다니며 쌍둥이들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 했고, 함께 '월드 클래스'로 성장했다. 1999년 비엔나 유학시절부터 24년간 이들이 유럽·미국·남미·아시아 등에서 함께 한 공연은 1700회가 넘는다.

세계 클래식계에서 활약 중인 홍수진·홍수경 자매가 5년만에 내한, 국내 클래식팬들을 만난다. 오는 14일과 17일 롯데콘서트홀 여름 음악축제 '클래식 레볼루션' 무대에 올라 브람스와 차이콥스키의 작품들을 들려준다.

홍수진·홍수경 자매는 내한에 앞서 5일 뉴시스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가족이라서 사생활과 일을 구분하기 힘들 때도 있다"며 "하지만 음악은 일이 아닌 삶이라서 서로 엉키고 섥혀서 하모니와 불협화음을 만들어 가는 것 같다"고 했다.

"필터 없이 솔직할 수 있어요. 어떤 일이 있더라도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자죠. 인생의 가장 소중한 기쁘고 슬픈 모든 해프닝들을 함께 나눌 수 있고, 이 수많은 소중한 순간들과 감정을 음악을 통해 함께 표현할 수 있죠."
바이올리니스트 홍수진, 첼리스트 홍수경 자매. (사진=롯데문화재단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바이올리니스트 홍수진, 첼리스트 홍수경 자매. (사진=롯데문화재단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홍수진·홍수경은 1977년 같은 해에 태어나 음악가족 안에서 성장했다. 피아니스트 어머니와 성악을 즐기던 치과의사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네 자매가 클라리넷, 바이얼린, 첼로, 오보에를 공부했다. 예원학교에 재학 중이던 1991년에는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네 자매가 함께 유학을 떠났다.

비엔나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후 다른 자매들은 뮌헨, 칼스루에로 떠났고, 홍수진·홍수경은 독일 쾰른에서 나란히 최고연주자 과정을 밟았다. 동생 홍수경이 덴마크 피아니스트 옌스 엘베케어와 결혼한 후에는 3명이 함께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을 결성, 함께 활동했고 뮌헨 ARD 콩쿠르 등 유수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덴마크국립방송교향악단에는 언니 홍수진이 2004년 먼저 입단했고, 5년 후인 2009년 홍수경이 입단했다.

"네 자매가 다 음악을 공부했지만 유난히 저희 둘은 서울에서 비엔나, 비엔나에서 쾰른, 쾰른에서 코펜하겐으로 같이 이동했고, 지금은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의 멤버로, 덴마크 국립 교향악단의 악장과 첼로 수석으로 누구보다도 자주 함께 같은 무대에 서요. 일 년에 120번 넘게 무대에서 눈과 호흡을 맞추다 보니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텔레파시가 생긴 것 같아요."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 (사진=롯데문화재단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  (사진=롯데문화재단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홍수진·홍수경 자매는 덴마크국립방송교향악단과 트리오 콘 브리오 활동을 병행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자매는 "여러 장애물과 기복이 있었지만 그 때마다 현명하게 앙상블의 미래를 계획하고, 끈질긴 연구와 호기심을 통해 우리만의 음악을 만들어가려 했다"고 설명했다.

"덴마크국립방송교향악단과 연 60~70회 가량 트리오 콘 브리오의 국제적 연주활동과 병행할 수 있는 조건으로 계약했어요. 오케스트라는 대규모의 실내악이에요. 트리오와 오케스트라를 병행하면서 두 가지 앙상블의 장점을 최고로 만들어 갈 수 있어요."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 (사진=롯데문화재단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  (사진=롯데문화재단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5년 만에 한국에 온 자매는 "워낙 순회 연주가 많고, 오케스트라까지 병행하다보니 한국에 올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제한적이었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차츰 활동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14일 펼치는 공연은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으로 차이콥스키 트리오,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 1번과 트리오 등을 선보인다. 17일 자매의 협연 무대로 브람스 이중협주곡 가단조 등을 들려준다. 17일에는 두 자매가 인천시향과 함께 브람스 이중 협주곡, 브람스 교향곡 제 1번을 선보인다.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 1번은 20세의 젊은 브람스의 열정과 35년 후 거장이 된 브람스의 손길이 한 곡에 함께 담겨 있는 매우 특별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트리오 콘 브리오 초창기 때부터 함께 했던 곡이에요. 브람스 전곡 사이클과 여러 번의 숙성 과정을 거쳐 우리만의 유니크한 해석을 만들어가고 있죠. 한국에서의 2023년 여름 에디션을 기대해주세요."

17일 협연하는 브람스 이중협주곡에 대해 "저희 자매가 여러 번 함께 연주한 곡"이라며 "곡 자체가 콘체르토, 심포니, 실내악이 조화된 하이브리드라서 어느 곡보다 여러면의 다양성과 솔리스트의 '자리'를 잘 이해하고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5년 만의 내한공연인 만큼 설레임이 앞서요. 1999년 비엔나 유학 시절에 창단해 24년간 이어온 저희 앙상블의 결정체를 최상의 연주로 들려드리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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