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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열제 찾으러 약국 뺑뺑이"…필수의약품 또 '품절 대란'

등록 2023.09.17 09:01:00수정 2023.09.17 09: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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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약 등 품절 지속에 대책 촉구

"낮은 약가·원료수급 등 손봐야"

[서울=뉴시스] 서울 시내 한 약국에 시럽제 종합감기약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 시내 한 약국에 시럽제 종합감기약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병원에서 해열제 처방받으려고 했는데 액상은 계속 품절이라고 하네요”, “어린이 해열제 분말타입 파는 약국 혹시 보셨나요? 근처 약국에는 다 품절이네요.”

최근 온라인 맘카페에는 어린이 해열제 품절이 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감기약 등을 중심으로 의약품 품절 사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의료계 및 약계에 따르면, 해열제와 소염제, 천식치료제, 항생제 등 다수 약들이 품절대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최근 경기도약사회가 회원 492명을 상대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 99.4%(489명)가 ‘의약품 수급 불안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지난 6월 기자 간담회를 열고 소아청소년 천식 치료제, 항생제, 독감치료제 등을 비롯한 141개에 달하는 필수의약품이 품절돼 소아 청소년 치료에 치명적인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약품 품절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로 낮은 약가와 원료의약품 수급의 불안정 등이 대표 이유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한정된 보험재정 안에서 약가를 낮게 책정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나 이것은 결국 의약품의 품절로 이어지게 된다”며 “제약사의 경우 당연히 수익성이 높은 약을 먼저 생산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생산성이 낮은 약의 경우 생산 순위에서 밀리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유행 당시 ‘아세트아미노펜’ 품절 대란이 일자 정부는 지난해 말 아세트아미노펜 약가를 인상한 바 있다. 또 품절이 잦은 코감기약 슈도에페드린 제제도 약가 인상을 앞두고 있다.

불안정한 원료수급도 의약품 품절에 한몫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 극심한 품절 사태를 겪었던 변비약 ‘마그밀’의 경우 원료수급의 문제로 품절이 이어졌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완제의약품 자급도는 68.7%에 달하지만 원료의약품 자급도는 11.9%에 불과하다. 또 낮은 생산 단가 등을 이유로 중국과 인도에서 수입하는 원료 비율이 50.1%를 차지하면서 공급 불안정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을 중심으로 업계에서는 원료의약품 자급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의 세제혜택 및 R&D 지원 확대, 자사 생산원료 사용에 대한 약가우대 기간 연장, 계열사까지 약가우대 범위 확대 등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4일 자료를 통해 “정부는 의약품 수급 불안정 상황에 대한 체계적 대응을 위해 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대한의사협회·대한약사회·의약품 제조·유통협회 등 관련 단체로 구성된 민관협의체를 3월부터 매월 운영해 부족 의약품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지난 8월에는 그간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의약품 수급불안정 대응 절차’를 발표하고 이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단체를 통해 부족 의약품의 최신 현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식약처는 환절기, 동절기를 대비해 해열제 등 감기약(특히 소아용 시럽제)에 대해 제조업체·수입자를 대상으로 생산·수입량 계획을 조사하고 있다”며 “부족이 우려되는 의약품들에 대해 공급 독려와 함께 처방 시 수급 부족 상황 안내 및 적절한 처방 협조 요청 등 부족사유별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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