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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100층 마천루 개발…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훈풍' 불까

등록 2024.02.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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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정비창,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내년에 착공

"용산~서울역 한강대로 일대 부동산 관심 높아질 것"

부동산 경기 침체에 매수세 자극하기 어렵단 분석도

"용산 개발 계획 수차례 바뀌어…시장 반응 무덤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용산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설 서울 용산정비창 부지 현장에서 모형을 살펴보며 관계자 설명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 2024.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용산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설 서울 용산정비창 부지 현장에서 모형을 살펴보며 관계자 설명을 듣고 있다. (공동취재) 2024.02.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서울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용산정비창(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에 대한 청사진이 공개됐다. 100층짜리 초고층 건물을 올리고 세계 최초로 45층 건물을 잇는 1.1㎞ 스카이트레일(보행전망교)을 설치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내년 첫 삽을 뜨게 되는 이 사업이 실제로 가시화되면 용산 일대 부동산 시장 가치가 크게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6을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5일 용산정비창 일대 약 50만㎡를 초고층 마천루와 녹지가 함께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융복합 도시개발을 추진한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용도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복합 용도로 도시를 개발하는 도시혁신구역(비욘드조닝) 개념을 적용해 국제업무존에 용적률 최대 1700%까지 고밀개발을 가능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독창적인 디자인을 갖춘 100층 높이의 랜드마크 빌딩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지하부터 지상, 공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해 전체 땅 면적(50만㎡)에 달하는 규모의 녹지도 확보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용산 정비창 일대는 삼성동 코엑스의 2.5배에 달하는 '세계 최대 수직도시'로 거듭나게 된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용산을 3도심(사대문·여의도·강남)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인 동시에 비즈니스의 중심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용산정비창 개발이 가시화될 경우 용산 일대 부동산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한강대로를 중심으로 용산에서 서울역까지 이르는 주변 지역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이 마천루로 변신하면서 10년후 쯤에는 강남을 뛰어넘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용산구 효창동의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용산 개발 계획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2000년대 초반이었는데 여러 차례 추진됐다가 엎어지기를 반복했다"며 "사실 이번에도 잘 될 수 있을지 반신반의 상태지만 추진만 된다면 입지 여건이 좋은 용산 일대가 마천루가 되기 때문에 나중에는 강남을 뛰어넘을 것이란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점은 개발방식이다. 용산정비창 부지는 2013년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최종 무산되면서 10년간 방치돼 왔다. 이번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은 민간 주도가 아닌 공공이 사업시행자로 직접 참여한다. 1단계로 사업시행(예정)자인 '코레일·SH공사'가 도로·공원 등 기반 시설과 부지를 조성해 민간에 공급, 2단계에서는 도시혁신 구역을 지정하거나 토지를 분양받은 '민간사업자'가 창의·혁신 디자인을 제안하면 최대 용적률 1700%까지 고밀개발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민간이 주도해 통합개발을 했던 2010년보다 사업 안정성이 개선됐다"며 "개발 이익도 지분율에 따라 배분된다"고 전했다. 지분율은 코레일이 70%, SH공사가 30%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민간이 아닌 공공이 주도 하게 되면 추진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며 "다만 공공이 하더라도 사업성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다만 용산 정비창 개발 계획이 지역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요인이나 최근 경기 침체와 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의 신용경색으로 주택시장 경기가 위축돼 있어 매수세를 자극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용산 정비창 개발 계획은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계획을 세웠지만 실행이 안 됐고 계획이 계속 바뀌어 온 만큼 신뢰가 높지 않다"며 "이번에도 또 변경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는 만큼 부동산 시장이 무덤덤하게 반응하는 것이고 실제 미치는 영향도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또 "용산 일대 전자상가를 비롯해 주변 지역 자체가 낙후되어 있어서 용산 정비창 일대만 개발한다고 해서 일대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선 중개업소도 부동산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어 개발 호재가 부동산 심리를 자극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용산구 남영동 B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실현 가능성이 높아져야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주택 경기가 가라앉고 있는 데다 금리가 여전히 높아 얼어붙은 분위기가 한순간에 바뀌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재건축 규제 완화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E·F 신규 노선 등 발표에도 부동산 시장을 크게 자극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일부 정책은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각이 있는 데다 장기 과제에 해당한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5일 가진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1.10대책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집값이 활활 불타오를 것 같은 위험이 없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집값이 많이 올랐으니 상당 기간 안정기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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