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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후 가자' 시동거나…"反하마스 인사에 구호품 배분 맡긴다"[이-팔 전쟁]

등록 2024.03.22 17:17:24수정 2024.03.22 17: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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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하마스 무관 인사가 구호품 분배 방안 추진"

"전후 아랍국가 지원 보안군 도움으로 가자 통치"

[가자지구=AP/뉴시스] 지난 18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자발리아 난민촌 무료 급식소에서 팔레스타인 소년이 음식을 받고 있다. 2024.03.22.

[가자지구=AP/뉴시스] 지난 18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자발리아 난민촌 무료 급식소에서 팔레스타인 소년이 음식을 받고 있다. 2024.03.22.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이스라엘 안보 당국자들이 하마스와 무관한 가자지구 유력 팔레스타인이 주도하는 통치 기구 설립 준비에 비밀리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 국방부 고위 관료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관계자들과 회의를 가져 하마스와 무관한 팔레스타인 지도자 및 사업가를 구호품 분배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스라엘 안보 당국은 구호품이 육로와 해상으로 들어오면 가자 중심부에 있는 대형 창고로 이송, 유력 팔레스타인 인사들로 구성된 조직을 통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배분하는 안을 구상 중이다.

전쟁이 끝나면 원조를 담당했던 이들이 아랍 국가가 지원하는 보안군 도움을 받아 가자지구 통치권을 담당하게 하자는 안이다.

현재 가자지구에선 체계적인 원조 분배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마스가 통치했던 가자지구는 전쟁으로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됐고, 이스라엘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도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총공격 전 민간인 대피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서라도 조직적인 구호품 분배 체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난민촌에 라파 피란민 75만~100만명을 수용할 계획으로, 한 관계자는 WSJ에 반(反) 하마스 팔레스타인인들이 일종의 '지역 행정 당국'을 구성해 피란민들에게 식량을 배분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쟁 이후 가자지구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서 우려하는 문제다.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하고 있는 미국과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에 전후 가자 운영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마련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예루살렘=AP/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 후 연설하고 있다. 2024.03.22.

[예루살렘=AP/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 후 연설하고 있다. 2024.03.22.


다만 이 같은 계획을 관철하는 데는 난항이 예상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 경쟁 세력이자 서안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이끄는 '파타'를 하마스 조력자로 간주, 강력하게 불신임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등은 현 상황에서 가자의 차기 통치 세력은 PA나 파타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하마스의 격렬한 저항도 넘어야 할 산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협력하는 누구든 반역자로 규정, 사형에 처하겠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하마스 보안 관계자는 지난 10일 공개 성명을 내 "점령군(이스라엘군)과 소통을 받아들이는 건 국가적 배신으로 간주할 것이며, 우린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사우디 등 아랍 국가들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에 동의하지 않는 한 보안군 비용을 지불하거나 가자지구 재건을 돕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가자지구=AP/뉴시스] 지난 19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국경에서 이스라엘군 전차가 기동하고 있다. 2024.03.22.

[가자지구=AP/뉴시스] 지난 19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국경에서 이스라엘군 전차가 기동하고 있다. 2024.03.22.


일각에선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통치 기구를 세우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IDF 가자지구 사령관으로 퇴역한 가디 샴니 장군은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현재 가자지구 통치 계획이 없는 건 "큰 실수"라며 "성공적인 대안을 만드는 데 몇 달 또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지만, 그 방향으로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지난 20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를 방문해 전후 가자지구 운영 등을 논의했다. 블링컨 장관은 22일 이스라엘을 찾을 예정으로, 이스라엘 당국자들과 관련 논의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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