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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왜 불황기에 글로벌 신용평가에 나섰을까

등록 2024.04.16 15:50:04수정 2024.04.16 18: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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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부회장, 건전성과 수익성에 자신감

외부 객관적 평가 기반…건전성 강화·성장 도모

조달처 다변화 및 조달 비용 감소…해외 진출 기반돼

현대커머셜, 해외 신용평가사서 현대카드와 동일한 신용등급 받아

[서울=뉴시스]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사진=현대카드 제공)2024.04.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사진=현대카드 제공)2024.04.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최근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이 국내외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잇따라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현대커머셜은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로부터 현대카드와 같은 수준의 평가를 받아 이목을 끌고 있다. 정태영 부회장의 정면 승부가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황 자체는 불황에 가깝지만, 과감하게 신용평가를 받아 결과적으로 조달처를 해외로 확대함과 동시에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달 29일 무디스(Moody’s)로부터 신용등급은 Baa1, 등급전망은 Stable(안정적)을 획득했다. 이로써 현대카드는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Fitch)의 신용등급을 모두 확보했다.

앞서 지난달 초와 1월엔 피치와 S&P가 현대카드의 기존 신용등급 및 전망을 연달아 상향했다. 지난해 12월엔 일본의 대표적인 신용평가사인 JCR로부터 A+ Positive를 획득했다. 통상 자회사는 모기업보다 한 등급 아래 신용등급을 부여받는 것이 일반적인데, 현대카드가 현대자동차와 동일 수준의 신용등급을 획득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달엔 국내 대표적인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가 현대카드의 신용등급을 AA+ Stable(안정적)로 상향했는데 5년 만에 AA+를 회복했다는 데 의미를 지닌다.
 
현대커머셜은 지난해 10월 피치로부터 신용등급을 획득하면서 설립 후 처음으로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을 보유하게 된 데 이어, 올해 2월엔 무디스의 신용등급을 새롭게 획득했다. 지난달엔 피치가 첫 번째 신용등급을 부여한 지 5개월도 안 돼 BBB Positive(긍정적)에서 BBB+ Stable(안정적)로 신용등급을 상향했다.
 
특히 이번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의 신용평가로 현대커머셜이 현대카드와 같은 등급을 받음으로써 국내외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현대커머셜의 신용등급을 현대카드보다 한 단계 낮게 부여해 온 것과 대조적으로, 현대커머셜의 한층 높아진 대외 신뢰도와 위상을 해외에서 먼저 알아봤다고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무디스와 피치 이외에 다른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의 추후 움직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태영 부회장의 자신감 원천은…'현대카드·현대커머셜의 독보적인 리스크 관리 역량'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은 지속적인 고금리, 물가 상승, 경제 성장 둔화 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정할 수 밖에 없는 여건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신용평가를 받고 있다.

정태영 부회장은 시장이 위기인 상황에서 외려 회사의 경영 상황과 비전을 투명하게 외부에 밝히고 객관적인 평가를 받음으로써 기본기를 다지는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외부의 객관적인 평가를 기반으로 회사의 건전성을 강화하고 성장을 도모하고자 하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와 같은 정태영 부회장의 결정은 건전성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기에 가능한 선택이다. 실제로 조달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카드·현대커머셜은 독보적인 리스크 관리 역량을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건전성을 유지해 왔다.

현대카드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0%대의 연체율(2021년 0.89%, 2022년 0.89%, 2023년 0.63%, 30일 기준)을 달성했으며, 현대커머셜 또한 지난해 부동산PF 부실 리스크로 캐피탈업계 전체가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업계 최저 수준 연체율인 0.70%(30일 기준)를 기록했다.

신용평가사들 또한 두 회사의 건전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무디스는 "현대카드의 신중한 리스크 관리는 장기적인 자산건전성 확보에 긍정적 영향을 줬으며, 자본적정성 또한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현대카드가 한도 관리를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언급하며 "현대카드의 우량 고객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현대커머셜 역시 무디스로부터 "우수한 리스크 관리 및 견고한 캡티브 사업이 안정적인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받았다.

피치는 "현대커머셜은 경기 침체 우려와 통화 긴축 국면에도 리스크 관리를 통해 자산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수익성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건전성은 차별화된 리스크 거버넌스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현대카드·현대커머셜은 '컨틴전시 프레임워크' 및 '싱크 프레임' 등 빠른 의사 결정과 즉각적인 조치를 가능케 하는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호평으로 조달 다변화…정태영 부회장, 이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의 기회 마련


이와 같은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의 평가는 두 회사의 조달처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곳으로 인정받는 3대 신용평가사들로부터 획득한 신용등급은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이 기업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현대카드·현대커머셜 관계자는 "신용평가사들의 객관적 평가가 뒷받침된다면 외화 채권 발행 등 해외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보다 안정적으로 추진되고 조달 비용 또한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정태영 부회장은 데이터 사이언스 비즈니스를 해외로 확장하기 위해 글로벌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태영 부회장은 수년간의 투자와 연구를 통해 고도화해 온 데이터 사이언스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다양한 비즈니스를 모색해 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비자(VISA)와 현대카드의 데이터 솔루션을 해외에 선보이는 내용의 글로벌 데이터 파트너십을 맺은데 이어 지난해에는 ICP(차량 내 결제) 서비스에 데이터 사이언스를 접목한 '카인포테인먼트(차량 내 정보 제공 및 엔터테인먼트 기능)' 서비스를 미국과 유럽에서 론칭했다.

현대카드·현대커머셜 관계자는 "최근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자사가 적극적으로 신용평가를 받은 것은 건전성과 수익성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의 좋은 평가를 기반으로 향후 국내외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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