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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특수라고요?"…대한석유협회, 협회비 안걷혀 '울상'

등록 2024.05.02 14: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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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지난해 역대급 실적부진…긴축예산 '첨예'

업계 이익단체인 대한석유협회 '협회비'까지 줄여

1980년 출범 이래 대한석유협회 최악의 '경영난'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8일 서울 시내의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4월 넷째 주 기준 휘발유의 평균 판매 가격은 L당 1708.4원으로 전주 대비 13.3원 상승했으며, 경유는 1566.7원으로 4.4원 올랐다. 2024.04.28.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8일 서울 시내의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4월 넷째 주 기준 휘발유의 평균 판매 가격은 L당 1708.4원으로 전주 대비 13.3원 상승했으며, 경유는 1566.7원으로 4.4원 올랐다. 2024.04.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정유업계가 '횡재세'를 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정작 국내 정유 4사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대한석유협회는 올해 예산이 대폭 줄어 눈길을 끈다. 정유업체들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 악화를 보였는데 이에 따라 이례적으로 대한석유협회에 내야 하는 협회비까지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석유협회에서 자체 편성한 올 상반기 예산이 작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석유협회는 정유 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가 출연해 공동의 이익을 도모하고, 석유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단체다.

이들 회원사는 연초에 그 해 협회 예산을 정한다. 협회 내부 기준에 따라 전체 예산의 절반은 똑같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회원사별 매출 규모에 따라 금액을 다르게 낸다.

문제는 지난해 정유 4사가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은 탓에 정유사들이 협회비 지출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정유 4사는 합산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90조원, 5조원을 올렸다. 이는 호황이던 직전 년도(2022년)의 214조원, 14조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11.4%, 영업이익은 64% 줄어든 것이다. 올 들어서도 유가 변동이 극심한 상황에서 정유업체들은 당장 다음 분기 실적조차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정유사들은 앞다퉈 긴축 재정에 나섰고, 대한석유협회가 출범한 1980년 이래 올해 예산이 가장 큰 폭 줄었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현재 대한석유협회 회장은 2022년 10월부터 호남 출신의 4선 의원인 박주선 회장이 맡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매년 초 회원사와 석유협회가 만나 예산을 정하는데 올해는 예산 책정이 더 힘들고 지연되는 실정이다"며 "확실한 것은 올해 예산이 다른 어느 해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에 45년째 회원사들 협회비를 받아 운영해 온 대한석유협회도 인건비와 임대료를 제외하고 긴축 경영을 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작년에도 정유사들 실적이 부진해 협회 예산의 절대 금액이 큰 폭 줄었다"며 "협회가 회원사들을 위해 진행하는 대부분 업무에서 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석유협회는 이런 와중에도 정치권 일부에서 횡재세(초과이윤세) 도입 논의가 끊이지 않는 것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횡재세는 유가 상승으로 일정액 이상 이익을 얻은 정유사를 상대로 초과 수익을 환수하는 세금이다.

대한석유협회 측은 "당장 다음 분기 실적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횡재세 논의가 이뤄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석유협회 협회비도 내지 못하는 정유사들에게 횡재세를 걷는 것이 과연 맞느냐"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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