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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 식별' 위해 AI 도입한 中알리…판매자 편법엔 '무용지물'

등록 2024.05.02 16:32:42수정 2024.05.02 17: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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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AI, 모자이크 처리 등 단순 편법도 못 걸러내

판매 중인 어린이용 제품서 유해물질도 지속 검출

[서울=뉴시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 중인 니치 향수 브랜드 '조말론'의 가품. 패키지 박스를 모자이크해 올린 모습(왼쪽). 하지만 구매자들이 올린 리뷰 사진(우)엔 '조말론' 로고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사진=알리익스프레스 앱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 중인 니치 향수 브랜드 '조말론'의 가품. 패키지 박스를 모자이크해 올린 모습(왼쪽). 하지만 구매자들이 올린 리뷰 사진(우)엔 '조말론' 로고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사진=알리익스프레스 앱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가 가품(짝퉁) 식별을 위해 인공지능(AI)을 도입했지만,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알리익스프레스의 AI가 제품 이미지 일부를 모자이크 처리하거나, 브랜드명을 명시하지 않는 등 단순 편법을 사용한 판매 물품도 잡아내지 못하면서 여전히 알리익스프레스엔 수많은 가품이 판매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2월 가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이미지와 텍스트를 분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가품 관련 대책을 발표한 지 반년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 알리익스프레스 판매 제품 중엔 유명 브랜드의 모조품들이 대량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날 오전 기준 알리익스프레스에는 '조말론', '르라보' 등 유명 니치 향수를 비롯해 다양한 브랜드의 가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해당 제품들은 판매자가 상품명과 설명에 브랜드를 명시하지 않고 상품명만 입력하거나, 이미지 일부를 모자이크 처리하는 등 편법을 사용했다.

구매자들이 올린 리뷰를 보면 고스란히 해당 브랜드의 로고가 적힌 패키지 박스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제조국은 모두 중국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가 100억원을 투자해 가품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알리익스프레스는 가품 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에르메스', '나이키' 등 유명 브랜드 검색어를 차단했지만 '에르메X'·'명품 가방' 등 유사 검색어를 입력하면 가품들이 검색돼 보여주기식 대처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가 AI를 통해 가품을 걸러내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AI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진 않다"며 "판매자가 단순히 키워드를 노출하지 않고, 모자이크를 통해 검열을 회피할 수 있다면 있으나 마나 한 대책"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이커머스 업체를 통해 가품뿐만 아니라 유해물질이 함유된 제품도 지속 유통되고 있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유해물질을 함유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 점토 세트 2개에서 사용이 금지된 클로로케틸이소치아졸리논(CMIT)와 메틸아이소치아졸리논(MIT) 성분이 검출됐다.

이들은 일정 농도 이상 노출될 경우 피부·호흡기·눈에 강한 자극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어린이 점토에 사용이 금지된 성분이다.

또 어린이용 완구 중 '활동보드'는 기준치의 158배를 초과하는 납을 함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유해물질이 검출된 제품은 즉시 삭제조치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며 "다만 수많은 셀러가 존재하는 오픈마켓 사업의 특성상 빠르게 대처하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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