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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 삼성, 그리고 또다른 숙적[반도체 게임체인저 HBM③]

등록 2024.05.05 10:02:00수정 2024.05.05 10: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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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MR-MUF' 등 패키지 기술 도입

삼성, '턴키 전략'·출하량 증대로 시장 선점 나서

미국 마이크론, 대규모 투자에 생산기지 확대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 제품 HBM3E를 세계 최초로 대규모 양산해 이달 말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 (사진 = 업체 제공) 2024.03.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 제품 HBM3E를 세계 최초로 대규모 양산해 이달 말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 (사진 = 업체 제공) 2024.03.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글로벌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이를 바짝 추격 중인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HBM 시장 영향력이 적었던 미국 마이크론이 대규모 투자와 새로운 생산기지 건설에 나서면서 HBM 생산 비중을 빠르게 높일 태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AI 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이달 중으로 5세대 제품인 HBM3E 12단 샘플을 제공하고 올해 3분기 양산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HBM3E 8단 제품도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양산해 엔비디아에 가장 먼저 공급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전세계 인공지능(AI) 시장의 80%를 장악하는 만큼 AI 분야에서 SK하이닉스 영향력 또한 커지고 있다.

이에 더해 SK하이닉스는 현재 6세대·7세대 제품인 'HBM4'와 'HBM4E'를 준비 중이다. 차세대 제품들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HBM 1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HBM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HBM 핵심 패키지 기술 'MR-MUF'를 활용한다. 이 기술은 과거 공정 대비 칩 적층 압력을 6% 수준까지 낮추고 공정시간을 줄여 생산성을 4배로 높였다.

SK하이닉스가 도입한 어드밴스드 MR-MUF는 신규 보호재를 적용해 기존보다 방열 특성을 10% 더 개선했다. 이를 16단 등 고단 적층 HBM 생산에 적극 도입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최근 낸드플래시 생산에 쓰일 것으로 알려진 'M15X' 팹(공장)의 용도를 D램으로 결정했다. HBM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HBM 2위인 삼성전자도 추격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HBM3E 8단 제품의 양산에 들어갔다. 또 HBM3E 12단 제품도 2분기 내 양산 예정이다. 이르면 하반기에 엔비디아에 HBM3E 12단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 HBM에서 기술력 격차를 내기 위해 메모리와 파운드리, 어드밴스드패키징 등 사업부 역량과 리소스를 모두 모으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전사적 차원에서 HBM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또 '설계-제조-패키징'을 한 번에 하는 '턴키(일괄시행)' 전략으로 점유율을 늘려나갈 전략이다.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패키징 등 전 공정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을 살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의 출하량을 전년 대비 2.9배로 늘릴 계획이다. 연초까지만 해도 목표치는 2.5배였지만 빠른 시장 선점을 위해 이를 상향 조정했다.
[시러큐스=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뉴욕 시러큐스의 루벤스타인 박물관에서 반도체법(CHIPS)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제조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러지에 대한 보조금 지급과 반도체 제조업 부흥을 언급했다. 2024.04.26.

[시러큐스=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뉴욕 시러큐스의 루벤스타인 박물관에서 반도체법(CHIPS)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제조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러지에 대한 보조금 지급과 반도체 제조업 부흥을 언급했다. 2024.04.26.


HBM 3위인 미국의 마이크론은 공격적인 양산 전략으로 삼성과 SK를 위협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지난 2월 HBM3E 양산에 착수해,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61억 달러(약 8조3900억원)의 보조금을 받으면서 HBM 생산능력을 확대할 전망이다. 또 일본 히로시마 공장을 HBM 생산기지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통해 내년까지 시장 점유율을 25%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마이크론 9% 순이다.

그 동안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양자 대결이었지만 마이크론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시장 상황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공급사들의 HBM 생산 경쟁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HBM 수요 자체가 늘고 있어 현재 점유율 구도가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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