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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첫날 '떡국나눔' 15년째…천원식당 꿈꾸는 봉사단장[인터뷰]

등록 2025.01.29 01:01:00수정 2025.01.29 07: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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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봉사단 이재형 단장 "떡국나눔이 따뜻한 사회를"

2002년 봉사단 설립…1월1일 떡국나눔을 연례행사로

"새해부터 할 수 있는 의미있는 활동…봉사자가 천사"

올 겨울 총 31차례 연탄 봉사도 진행…참가자 1500명

[부산=뉴시스] 새해 첫날 부산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이재형(가장 왼쪽) 초록봉사단 단장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떡국 나눔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재형 단장 제공) 2025.01.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새해 첫날 부산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이재형(가장 왼쪽) 초록봉사단 단장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떡국 나눔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재형 단장 제공) 2025.01.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설날 온 가족이 모여 떡국을 나눠 먹는 모습은 오래된 우리네 전통이다. 떡국 한 그릇에는 가족의 무병장수를 바라는 마음과 새해 풍요를 기원하는 소망이 함께 담겨 있다. 우리 민족은 새해맞이 떡국을 먹으며 서로가 더 잘 되길 염원하는 마음을 나눴다.

초록봉사단 이재형(65) 단장은 이 마음을 가족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웃에게도 전하고 있다. 새해 첫날이 되면 이 단장은 부산어린이대공원에서 시민들에게 떡국을 대접한다. 무려 십수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떡국 나눔을 이어 온 이 단장은 지난 1일에도 공원을 찾아 남녀노소에게 따뜻한 '떡국 한 그릇'을 전했다.



이 단장은 지난 28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배고픈 사람에게 밥 한 끼가 큰 힘이 되듯 떡국 한 그릇을 나누며 더 따뜻한 사회가 될 수 있길 소망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올해 첫날 부산어린이대공원에서 3000인분의 떡국을 시민들에게 대접했다. 추운 날씨, 몸을 풀어주는 따뜻한 국물로 마음을 전하고 싶은 바람으로 시작된 이 활동은 벌써 15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 단장은 "오전 7시부터 낮 12시까지 공원을 드나드는 분들 모두에게 떡국을 대접했다"며 "이 활동이 워낙 오래되다 보니 동네 주민들은 새해 첫날이면 어린이대공원에서 떡국을 준다고 너도나도 이야기한다"고 했다.



이 단장은 나눔의 공을 모두 자원봉사자들에게 돌렸다. 그는 "새벽부터 나와서 음식을 함께 준비하고 대가 없이 시민들에게 봉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정말 천사"라며 "새해부터 할 수 있는 참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말했다.

2002년 설립 초록봉사단, 십시일반 도움으로 지금까지

이 단장이 꾸린 초록봉사단은 2002년 부산 부산진구 연지동에서 첫발을 뗐다. 이 단장을 비롯한 지인 60여명과 함께 시작한 이 봉사단은 첫 활동으로 백혈병 아이들을 위한 지정 헌혈을 했다.

이맘때 이 단장은 우연히 대한적십자사의 헌혈 수기 공모를 보게 됐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응모작을 접수했다. 대상이라는 좋은 결과와 함께 주어진 상금 100만원은 봉사단의 다음 활동을 위한 발판이 됐다.

그는 "이 돈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 봉사단 회원들과 같이 고민하다가 연탄 나눔 봉사를 생각하게 됐다"며 "한창 연탄 봉사 활동이 막 시작하던 때라 눈길이 가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후 연지동에서 첫 연탄 나눔 활동을 하게 된 봉사단은 후원금을 조금씩 받게 됐고 이어 초읍동과 범전동까지 활동 반경을 넓히게 됐다.

[부산=뉴시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연탄 나눔 봉사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이재형 초록봉사단 단장(가장 오른쪽). (사진=이재형 단장 제공) 2025.01.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연탄 나눔 봉사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이재형 초록봉사단 단장(가장 오른쪽). (사진=이재형 단장 제공) 2025.01.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단장은 "활동마다 주변에서 십시일반 모아 후원금을 전달해 줬고 이를 기반으로 활동하다 보니 지금은 부산진구 내 전체 동을 대상으로 연탄 봉사를 하고 있다"며 "돈뿐만 아니라 참여하는 자원봉사자 수도 엄청나게 늘었다"고 웃음을 지었다.

초록봉사단은 올겨울 총 31차례의 연탄 봉사를 진행했다. 회차당 작게는 50명, 많게는 200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했다. 참가 인원 모두를 더하면 1500명에 달한다.

이 단장은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친구들도 많이 보인다"며 "한 번 하게 된 친구들은 다음 봉사에도 또 오고 그다음에도 또 오는 모습을 보면서 '봉사도 역시 중독성이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초록봉사단은 새해 첫날 떡국 나눔, 봄에는 야생화를 심는 자연 활동과 경로잔치, 겨울에는 연탄 나눔 등 다양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또 연중 상시로 매주 세차례 어르신들을 위한 급식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 단장은 "어르신들을 위한 급식 활동을 하며 한 회차에 250인분 정도의 음식을 준비한다"며 "대개 혼자 지내시는 독거노인분들이 많이 오시는데 음식도 드시고 사람도 만나면서 굉장히 좋아한다"고 전했다.

그는 "혼자 지내시면서 끼니를 거르는 어르신들이나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는 분들에게는 밥 한 끼가 정말 큰 힘이 된다"며 "다른 지역에 천원식당 같은 곳이 있다고 하던데 여력이 된다면 부산에서도 이런 식당을 운영해 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이처럼 나눔을 일삼는 이 단장은 서로가 돕고 돕는 온정의 사회를 꿈꾸고 있다. 그는 "도움은 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결국은 자신에게 돌아오는 일"이라며 "우리 사회에서 봉사가 조금 더 활성화될 수 있게 힘이 닿는 한 계속해서 봉사단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뉴시스] 초록봉사단 연탄 나눔 활동. (사진= 초록봉사단 이재형 단장 제공) 2025.01.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초록봉사단 연탄 나눔 활동. (사진= 초록봉사단 이재형 단장 제공) 2025.01.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mingy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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