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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허제 해제 "집값 상승 불쏘시개" VS "영향 제한적"[불붙은 강남 집값]②

등록 2025.03.16 06:00:00수정 2025.03.16 10: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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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허제 해제 후 집값 꿈틀…실효성 논란 재점화

강남3구 아파트값 약 7년 만에 최대폭 상승

"토허제, 집값 안정·갭투자 차단·실수요자 보호"

"강남 집값 상승, 복합적 요인…장기적 효과 미미"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잠실동 아파트 모습. 뉴시스 자료사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잠실동 아파트 모습. 뉴시스 자료사진.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서울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아파트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강남 지역 아파트값이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재점화됐다.

시민사회 단체 등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집값이 치솟은 만큼 토허제가 집값 안정과 갭투자 차단, 실거주자 보호 등에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다.



반면 최근의 집값 상승세는 토허제 해제뿐만 아니라 기준금리 인하, 대출 규제 완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른 집값 억제 효과는 미미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12일 잠·삼·대·청에 위치한 아파트 305곳 중 291곳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했다.

토허제는 부동산 가격 급등이 우려되는 개발 예정지 인근의 투기적 거래를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을 거래할 경우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구역에서 아파트를 사면 2년간 실거주해야 하고, 상가·업무용 빌딩은 4년간 입주해야 한다. 임대를 놓거나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이른바 '갭투자'도 불가능하다.

서울시가 잠·삼·대·청 아파트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한 후 강남 지역 아파트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 상승했다. 특히 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72% 오르며 2018년 2월 첫째 주(0.76%) 이후 7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강남구(0.69%)와 서초구(0.62%)도 약 7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토허제 해제 이후 강남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자, 시민사회 단체를 중심으로 토허제가 개발 예정지에 대한 투기수요 차단 등에 효과가 있는 만큼 재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개발 예정지를 토지거래허가제에서 풀 경우 투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재개발·재건축이 예상되는 지역에 투기가 성행하면 결국 집값 상승으로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강남 지역 집값 상승세는 토허제 해제뿐만 아니라 기준금리 인하, 대출규제 완화, 똘똘한 한 채 선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반론도 있다.

특히 토허제는 장기적으로는 집값 안정 효과가 미미하고, 재산권 침해와 풍선효과 등 부작용도 만만찮다는 지적이다.

실제 서울시가 지난해 8월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제도의 효과 검증을 위해 연구 용역을 실시한 결과,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거래량이 줄고, 가격이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서울시가 주최한 토론회에서도 국제교류복합지구(GBC) 인근 잠·삼·대·청 지역의 집값 안정화 효과가 시행 2년 후에는 거의 사라졌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토허제로 일시적인 갭투자 수요를 막을 수 있고, 시장이 과열될 때 진정시키는 효과도 어느 정도 있다"면서도 "최근의 강남 지역 상승세는 복합적인 영향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지난달 토허제 해제와 기준금리 인하가 있었고 봄 이사철 수요, 똘똘한 한 채 수요 등이 역할을 했다"며 "지난해 4분기까지 가계대출 문도 거의 닫혀있었는데 올해 초 많이 풀렸다. 토허제 해제 영향도 있겠지만 이러한 것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부동산팀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인한 단기적인 가격 급등 현상으로 보는 게 맞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진적으로 정상화를 찾아갈 것"이라며 "(강남 3구는)여전히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고, 추가로 시행될 스트레스 DSR 3단계, 대내외적인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해제의 효과 역시 희석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9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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