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D-3 환율 1420원대로 '뚝'…높아진 금리 '딜레마'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49.9원)보다 21.9원 내린 1428.0원에, 코스피는 전 거래일(2432.72)보다 21.56포인트(0.56%) 오른 2454.28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695.59)보다 4.40포인트(0.63%) 상승한 699.99에 거래를 시작했다. 2025.04.14. [e-mail]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원·달러가 장 초반 20원 넘게 급락하며 넉달 만에 1420원대로 내려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 달러의 안전가치 상실에 따른 약달러에 달러지수가 100선대로 떨어진 영향이다.

높아진 저성장 우려 속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사흘 남기고 환율이 2월 금리 인하 결정 당시 수준으로 내려오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의 금리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9시 15분 원·달러는 전일 오후 종가(1449.9원) 대비 24.8원 내린 1425.1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일대비 21.9원 내린 1428.0원에 장에 나서 낙폭을 확대했다. 1420원대 환율은 종가 기준 지난해 12월 10일(1426.9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 급락은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미국 타격 우려에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의 매력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관세 전쟁 격화로 미국의 성장 전망이 빠르게 약화되고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며 달러값이 힘을 잃고 있다는 해석이다.

간밤 미국의 소비자물가 둔화 발표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4% 올라 예상치(2.6%)를 하회했다. 물가 둔화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높인다.
 
이 영향으로 지난 주말만 해도 103선 대였던 달러지수는 100선 내외에서 등락 중이다. 한때 99선으로 급락해 2023년 7월 이후 처음으로 100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미국의 경기 침체와 재정 적자 우려에 간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뉴욕시간 기준 11일 폐장 전 4.593% 선까지 올랐다.

이날 오전 9시 25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대비 1.12% 오른 2459.95에 거래 중이다. 개인이 1401억원을 사들이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42억원, 638억원을 팔아치우고 있다.

코스닥은 전일대비 1.29% 상승한 704.55에 거래 중이다. 개인이 450억원을 순매수하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65억원과 142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한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17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른 고환율과 높은 환율 변동성으로 금리 동결 시각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날 20원 넘게 급락하면서 원·달러는 2월 인하 당시인 1420~1430원대까지 내려오면 변수가 생겼다.

시장에서는 한동안 환율이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미국의 상호 관세 90일 유예와 달러 약세를 감안해 1430원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봤다.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은 이번주 환율 레인지를 1410~1440원으로 전망하면서 "한은이 금리 인하를 안하더라도 비둘기적인 성향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