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혁명원로 천이 아들, 모교 찾아 文革 과오에 '머리숙여'
【서울=뉴시스】작고한 중국 혁명원로 천이(陳毅)의 아들 천샤오루(陳小魯·67·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지난 7일 문화대혁명(문혁) 시절 자신이 박해했던 교사를 찾아 머리 숙여 잘못을 사과하고 있다. 그는 이날 베이징(北京) 8중학 동창생 15명과 함께 문혁 당시 다니던 모교를 찾아 여러 스승들에게 사죄하는 행사를 벌여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출처: 중국 칭녠바오(靑年報)) 2013.10.15
15일 중국 칭녠바오(靑年報)에 따르면 천이의 3남인 천샤오루는 국경절 황금연휴의 마지막 날인 지난 7일 베이징(北京) 8중학 동창생 15명과 함께 문혁 당시 다니던 모교를 찾아 여러 스승들에게 사죄했다.
문혁 당시 베이징시 제8 중학교에 다닌 그는 문혁 운동이 발생하자 이른바 '피더우(批鬪)' 즉 반혁명 세력 척결에 앞장섰고, 당시 학교혁명위원회 주임을 맡았다.
천샤오루는 당시 학생들을 이끌고 일부 교사들을 폭행하고, 반혁명 혐의에 대해 자백하라고 강요했고, 반란 시절, 혼란 속에서 이 학교의 화진(華錦) 당서기와 교사 한 명이 심적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했고, 당 부서기도 학생들에게 맞아 평생 장애를 얻었다.
이에 앞서 그는 개인적으로 자신의 박해했던 스승을 직접 찾아 사과했지만 공식적인 행사를 통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0~80대가 된 당시 교사들을 앞에서 천씨는 "어떤 말은 지금 하지 않으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용기를 냈다"며 "그 당시 당신들에게 큰 고통을 준 것에 깊이 사과한다"고 말하면서 머리를 숙였다.
이는 이에 앞서 그가 자신의 블로그와 중학교 동창회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반성과 참회의 뜻을 실제 행동에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8월21일 그는 온라인 상으로 "문혁을 반성하며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문화대혁명을 '사람들에게 공포를 안겨준 시대'라고 주장하면서 "개인의 자유지만 헌법을 위반하고 개인 인권을 침해한 비인도적 행위는 중국에서 어떤 형태로든 재연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고, 해당 글은 중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지난 5월 한 중학교 동창생으로부터 한 스승의 별세 소식을 듣고 사과를 미뤘다가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느끼고 스승을 찾아 사과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10대 원수로 꼽히는 혁명원로 천이의 아들이 문혁에 대해 공개 비판에 나서면서 전국적인 문혁에 대한 반성과 비판 운동으로 확산될 지가 주목받고 있다.
한편 천이는 마오쩌뚱(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과 함께 중국 혁명을 이끌었고, 외교부장과 부총리 등을 지냈으나 문혁 당시 반혁명 세력으로 몰려 실각한 뒤 지난 1972년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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