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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 행복은 멀리 파도를 넘는다…빛나는 걸그룹

등록 2014.09.04 07:57:35수정 2016.12.28 13: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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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레드벨벳

【서울=뉴시스】레드벨벳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레드벨벳'은 마법을 부린다. 아이린(23·배주현)·슬기(20·강슬기)·웬디(20·손승완)·조이(18·박수영)

 아이돌그룹의 세계에 막 입문한 이들의 최대 매력은 아이돌답지 않다는 것이다. 무대 위에서는 물론 프로페셔널다운 노래와 춤을 선보인다. 그런데 무대 위 '행복한 모습'은 연기가 아니다. 음원·지상파 가요프로그램 1위 보다는 노래하고 팬들을 만나는 지금 이 행복한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데뷔곡 '행복'은 그래서 이들에게 더할나위 없이 어울린다. 생동감 넘치는 어번 유로 팝 장르의 곡은 통통 튄다. 노랫말은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을 통해 힘을 얻고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여느 걸그룹처럼 남녀의 사랑에 대해 노래하지 않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대신 "아침에 난 잠을 깨 엄마께 사랑한다고 말해"로 시작부터 행복한 하루를 노래한다.  

【서울=뉴시스】아이린

【서울=뉴시스】아이린

 SM의 대표 프로듀서 유영진이 노랫말을 썼지만, '긍정 소녀'를 재현하는 건 오롯이 레드벨벳 멤버들의 몫인데, 이를 능히 감당한다.

 웬디는 "'아침에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해'라고 매번 부르다 보니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알게 됐다"면서 "가족에 대한 애정이 새삼 샘솟고 있다"며 웃었다.

 막내 조이 역시 "'행복'을 부르기 전까지 '행복'은 거창하다고 생각했는데 일상을 뒤돌아보게 됐다"면서 "언니들과 연습해서 행복하고, 집에서 가족들이랑 행복하고, 요즘 일상이 행복"이라며 즐거워했다.

【서울=뉴시스】슬기

【서울=뉴시스】슬기

 '행복'은 신인의 데뷔곡으로는 이례적으로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아이튠스를 통해 세계에 공개된 뒤 타이완과 싱가포르 3위 등 5개 지역 싱글차트에서 톱10에 진입하기도 했다.  

 '레드벨벳'이 단숨에 주목받은 데는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후광이 작용했다. 한류그룹 '소녀시대'와 'f(x)' 이후 5년 만에 선보인 SM의 신인 걸그룹이다. 그러나 단지 SM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들의 실력을 접고 들어갈 이유는 없다. 최장 7년 동안 SM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혹독하기로 소문난 'SM루키즈'를 통해 실력을 다졌다.

 힘들었을 법하지만 "같이 고생하고 친했던 멤버들과 이렇게 팀을 만들어주셔서 감사"(웬다), "오랫동안 연습을 하고 나온 것이라 행복"(슬기)할 뿐이다.

【서울=뉴시스】웬디

【서울=뉴시스】웬디

 조이는 무대 위에 선 멤버들의 모습이 신기하다. "뮤직비디오나 무대 위에서 우리 모습 보면 너무 멋있고 예뻐서 연습실에 봤던 그 네명이 맞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피리리' 플루트를 불었다.

 멤버들의 친분도 강점이다. 낯선 곳에서도 멤버들이 있으니 든든하다. 아이린은 "서로를 잘 아니 멤버들끼리 대화를 많이 해요"라면서 "혼자 잘하려고 하기보다 서로 서로 잘하기 위해 계속 챙겨봐주죠"라고 알렸다.

 여느 그룹처럼 역할이 나눠지지 않고 모든 멤버들이 전천후라는 점이 강점인 레드벨벳은 매우 밝지만, 음악적인 욕심은 여물었다. '비욘세'(슬기) '보아'(아이린) '이선희'(웬디) '아리아나 그란데'(조이) 등 좋아하는 뮤지션은 저마다 다르지만, 한결같이 '연예인'보다 '뮤지션'을 꿈꾼다.  

【서울=뉴시스】조이

【서울=뉴시스】조이

 아이돌로서 "모범을 보이고 싶다"(슬기)는 꿈도 있다. 자신들 역시 "아이돌을 보면서 꿈을 키워왔고, 밝은 에너지를 얻어 왔기 때문"(조이)이다. 팬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언니 또는 친구가 되고 싶다"(웬디)는 바람도 강하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돌을 봐온 아이돌들의 모습이다. 게다가 아이돌이 득실대는 SM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밝고 희망찬 아이돌의 모습이 자연스레 투영됐고, 이런 매력을 스스럼 없이 풍긴다. 아이돌다움을 연기하지 않는 태생이 아이돌인 아이돌 시대가 도래하는가. 가는 곳마다 '행복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레드벨벳이 그 초석이 될 지 "반전 매력"(웬디)을 지닌 멤버들을 두고 보면 알 테다.  

 그런데 정작 멤버들은 이에 대해 초연하다. "아직까지 달라진 것이 없어요. 여전히 숙소에 가고, 숙소에 가면 오늘은 맛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고. 연습생 때처럼 밤에 언니들하고 똑같이 하루에 대해 이야기하고요. 호호호."(조이)  

 아이돌다움을 크게 과시하지 않은 '태생적 밝음'은 멤버들이 직접 정한, 자신을 상징하는 숫자의 기원에서 드러난다. 아이린의 '43'은 '아이 러브 유'를 상징하는 숫자 143에서 1를 뺀 것이고, 슬기의 20은 '스무살이라는 풋풋함'이 마음에 들어서다. 웬디의 '77'은 그녀의 가족들이 골라준 숫자로 보기만 해도 든든하단다. 조이의 '31'은 '마냥 좋아' 그 유명한 아이스크림 브랜드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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