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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에 선 긋는 국민의당…호남 눈치보며 자강론 힘 싣기

등록 2017.01.18 06:54:00수정 2017.01.18 0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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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뉴시스】추상철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7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2017.01.17.  scchoo@newsis.com

【김해=뉴시스】추상철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7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2017.01.17.  [email protected]

결선투표제 돌연 힘 받아…공개거론 않고도 연대 가능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한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노골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던 국민의당이 전당대회 직후부터 반 전 총장 행보에 연일 각을 세우며 선긋기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반 전 총장과 손잡기를 포기한건지, 하락한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책인지 관심이 쏠린다.

 한 때 외연 확장에 적극적이었던 박지원 대표부터 반 전 총장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 박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 전 총장이) 과거 실패한 정권 사람들과 많이 다니고, 우리하고 맞지 않는 그런 언어를 많이 사용한다"며 "(반 전 총장과의 만남은) 좀 여러 가지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도 "반 전 총장 주변의 여러 가지 도와주고 계신 분들의 면면을 본다면 새누리당 쪽에 가까운 분들 아니겠나"라고 언급해 기존 반 전 총장 이름을 공개 거론하던 태도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김재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반 전 총장의 말과 행동은 국민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하지만 아쉬운 점도 지적할 점도 너무 많다"며 "공허한 대통합, 거리가 먼 정치교체, 모호한 진보적 보수 등 각종 현안에 대한 반반 화법으로 국민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이 당초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던 반 전 총장과 돌연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것은 일단 당내 분위기가 자강론으로 수렴된만큼 반 전 총장 및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점치는 시각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 지도부가 연대론을 공개 거론했다가 호남 민심이 반발 기류를 보였던 만큼, 반 전 총장에게 날을 세우는 모습을 보여 호남 지지율을 회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제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촉박한 시간 내에 국민의당과 주요 주자인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집권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여전히 국민의당이 조기 대선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통합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선 외부 세력과 힘을 합할 필요가 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주승용 원내대표 주재 국민의당 원내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2017.01.17.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주승용 원내대표 주재 국민의당 원내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2017.01.17.  [email protected]

 이와 관련, 박지원 대표는 최근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결선투표제는 지난해부터 안 전 대표가 공개 제안해왔지만, 당내 분위기가 개헌에 쏠리면서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자강론을 택한 이상 연대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기 어려워지면서 상황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 당 차원에서 연대·연합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결선투표 과정에서 자연스레 연대·연합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국민의당으로선 자강론을 지키며 자당 후보를 끝까지 밀고나갈 수 있고, 설사 결선투표에 자당 후보를 올리지 못하더라도 결선에 오른 세력들이 승리를 위해 국민의당에 먼저 구애할 공산이 크다.

 이때문에 국민의당이 반 전 총장에 갑작스레 날을 세우기 시작한 것에도 결선투표를 통한 연대·연합 국면을 대비해 선택지를 넓히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 전 총장이 지나치게 여권 색에 물들지 않도록 견제해 추후 손을 잡을 가능성은 남겨둔다는 것이다.

 다만 결선투표제 도입이 실제로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당내에서도 회의적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국민의당 소속 초선 의원은 뉴시스와 만나 "조기 대선이라서 안 그래도 대선까지 시간이 짧은데 결선투표제까지 도입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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