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보, 부인 류샤에 혼자서라도 "잘 살아야 하오" 유언
【서울=뉴시스】최근 말기 암 판정을 받고 가석방된 반체제 인권운동가 류샤오보의 병세가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류씨가 치료를 받고 있는 중국 외과대학 제1부속병원은 지난 5일 공지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인터넷에서 공개된 류씨와 그의 아내 류샤의 최근 모습이 담긴 사진. (사진출처: 미국의소리방송) 2017.07.06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간암으로 타계한 중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61)가 평생 사랑했던 부인 류샤(劉霞·56)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당신은 잘 살아야 하오(好好活下去)"였다.
14일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류샤오보가 간암 말기로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눈을 감은 랴오닝성 선양(瀋陽) 소재 중국의과대학 제1부속 병원은 전날 심야 기자회견을 열고 류샤오보의 이 같은 유언을 공개했다.
류샤오보는 입원 후 36일 동안 자신의 곁을 지켜온 류샤에게 혼자라도 꿋꿋이 잘 살아가기를 바란다는 애뜻한 말을 남기고 13일 오후5시35분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는 류샤와 형 류샤오광(劉曉光), 동생 류샤오쉬안(劉曉喧) 등 가족에 둘러싸인 채 숨을 거둘 때는 평안한 표정이었다고 주치의인 종양내과 의사 텅웨어(滕月娥)는 전했다.
남편 생전에는 부부가 출국해 독일이나 미국에서 치료를 받고 싶다고 간청한 류샤는 류샤오보가 최후의 숨을 멈추자 의연한 자세로 그간 애써온 의료진 모두에 악수를 청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병원과 랴오닝성 감옥관리국은 류샤오보가 지난 5월 말 복역하던 진저우(錦州) 교도소에서 복부 이상을 발견한 후 정밀검사 결과 간암으로 판명 났다고 발표했다.
류샤오보는 6월 중국의과대학 제1부속병원에 입원했지만 간암 말기로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이어서 수술도 못하고 계속 병세가 악화하다가 결국 복합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제1부속병원 종양내과 주임 류윈펑(劉雲鵬)은 류샤오보가 입원한 이래 전문가 회진 25차례, 중국 최고 권위 전문가와 합동회진 5차례, 국제 회진 1차례, 가족에 병세 브리핑 23번을 하는 등 의료진이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류윈펑 주임은 류샤오보의 출국이 이뤄지지 않은 데는 환자의 용태가 급속도로 악화해 혈압 강하, 복강 감염, 급성 신부전, 간 출혈, 중증 복막염으로 일으키는 위독 상태로 수시로 응급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동이 불가능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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