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업 대해부⑤]김택진 등 오너들, 현금배당 수백억인데…기부는 '쥐꼬리'
【서울=뉴시스】
김가람 더블유게임즈 대표, 기부금 지출 '0'원…현금배당은 74억 원 챙겨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 지난해 현금 47억 배당 받아 당기순손실 발생
【서울=뉴시스】김경원 기자 = 국내 유명 게임업체들이 지나친 사행성 게임으로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정작 사회공헌에는 매우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게임기업 최대주주들은 최근 수년간 현금배당만 최고 수백억원을 챙겼음에도 기부금은 '찔끔' 내놓는 모양새였다.
특히 수십억원의 배당금만 챙긴 채 기부금은 한 푼도 지출하지 않은 게임기업도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총 455억 현금배당 챙겨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2000년부터 11번의 중간 및 결산 배당을 실시했다. 김택진 대표는 그동안 현금배당으로 총 453억6130만원을 챙겼다. 같은 기간 엔씨소프트의 기부금 사용금액은 236억8534만원에 그쳤다. 김택진 대표는 1회당 현금 배당액으로 평균 45억원씩을 챙긴 반면 기부금 1회 평균 금액은 20억원에 그친 셈이다.
엔씨소프트는 2000년 보통주 1주당 375원의 중간배당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김 대표는 당시 151만5138주(지분율 33.67%)를 보유함으로써 5억6818만원을 배당받았다. 엔씨소프트는 기부금으로 2억4306만원을 사용했다.
엔씨소프트는 이후 2008년과 2009년에 김 대표에게 각각 82억1425만원, 27억304만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같은 기간 기부금은 대폭 줄었다. 2008년 3억2631만원, 2009년 1억5598만원의 기부금을 쓰면서 김 대표의 배당액 대비 각각 4.0%, 5.8% 수준이었다.
엔씨소프트는 2010년 기부금으로 15억1688만원을 사용했다. 2011년에는 101억1584만원으로 늘렸지만 2012년 29억7744만원, 2013년 19억8781만의 기부금을 사용했다. 하지만 김 대표의 배당액 증가폭을 감안하면 여전히 부족했다.
김 대표는 2014년 현금배당으로 75억484만을 수령했다. 2015년 72억1911만원, 2016년 100억3896만원의 현금배당을 챙겼다. 같은 기간 엔씨소프트의 기부금은 김 대표가 수령한 현금배당액의 24.6~27.3%의 규모였다.
◇기부금 '0', 김가람 대표는 현금배당 '꼬박꼬박' 챙겨
2015년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더블유게임즈는 기부금은 한 푼도 내지 않으면서 최대주주가 현금배당을 꼬박꼬박 챙겼다. 이 회사는 2016년 현금배당에 이어 2017년에도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더블유게임즈의 2016년 현금배당에 따라 김가람 대표는 48억1000만원을 수령했다. 또 2017년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결정하면서 김 대표는 25억9000만원의 현금배당이 예상된다. 김 대표는 2년 새 74억원의 현금배당을 받는다.
그런데 더블유게임즈는 지난해 기부금으로 한 푼도 쓰지 않았다. 올해도 3분기 동안 기부금을 전혀 쓰지 않은 것으로 분기보고서를 통해 공시했다. 코스닥 상장 이후 기부금은 전혀 쓰지 않으면서 대표이사가 현금배당만 챙긴 꼴이다.
◇박관호 의장, 47억 현금배당…당기순익 적자 전환
지난 2009년 코스닥에 상장한 위메이드도 '쥐꼬리' 기부금으로 생색만 냈다.
위메이드는 상장 후 2009년 4000만원을 기부금으로 사용했다. 2010년에는 기부금으로 1억3472만원을 썼다.
같은 기간 박관호 위메이드 이사회의장은 14억9275만원, 15억1390만원을 현금배당으로 받았다. 결국 최대주주의 현금배당 대비 기부금은 2009년 2.7%, 2010년 8.9%에 불과했다.
기부금은 2011년 이후 책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박 의장은 2011년 9월 중간배당과 결산배당으로 42억7093만원을 받았다.
위메이드는 한동안 현금배당을 하지 않다가 5년 만인 2016년 보통주 1주당 6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박 의장은 결산 현금배당으로 47억1448만원을 수령했다.
박 의장은 위메이드 상장 후 현금배당으로 119억9208만을 챙겼다. 특이한 점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위메이드가 730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박 의장은 지난해 47억1448만원을 현금배당으로 수령하면서 회사가 당기순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부금을 내지 않는다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탄을 하기는 애매하다"라며 "그렇더라도 기업 대표, 특히 게임업체 대표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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