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훈풍기류 속 이산가족·민간교류 '현안' 속도날까

【서울=뉴시스】정의용 수석대북특사(국가안보실장) 5일 오후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김위원장 왼손에 친서로 보이는 서류를 들고 있다  접견과 만찬은 조선노동당 본관에 있는 진달래관에서 이뤄졌다. 남쪽 인사가 조선노동당 본관을 방문한 것은 남측 인사로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2018.03.05.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고위급대표단 파견에 이은 문재인 대통령 특사단 방북(訪北)을 계기로 답보상태에 있던 남북 간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서해 직항로로 방북한 특사단은 당일 오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방북 둘째 날에 만날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으나, 남북은 협의 끝에 첫날 접견과 만찬을 진행했다.

 특사단의 김정은 위원장 접견과 만찬은 4시간12분간 진행됐다. 장소는 노동당 본관 진달래관. 이곳은 김정은 위원장의 집무공간으로 알려졌으며, 남측 인사 방문은 처음이다. 북측은 접견과 이어진 만찬에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까지 참석하며 특사단에 대한 예우를 표했다.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치는 동시에 '군사적 긴장 완화', '남북 대화·접촉·협력·교류 활성화' 문제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출범 이후 민간 교류협력과 이산가족 상봉 행사 등의 재개를 추진했으나 북측이 호응하지 않으면서 진전되지 못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1월 평창 올림픽 파견을 위한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우리 측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조속한 개최를 요구했으나, 북측은 내부 사정을 이유로 확답을 미뤘다. 민간 차원의 교류 또한 북측은 남북관계 경색 국면을 이유로 남측 단체의 접촉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고위급회담에서 '군사적 긴장상태 해소를 위해 군사당국회담 개최'에 합의했으나, 2개월 가까이 관련 회담을 위한 가시적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우리측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을 접견한 모습을 6일 보도했다. 북측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이 배석했다. 2018.03.06.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특사단 접견에서 군사적 긴장 완화와 남북 교류 활성화 문제를 직접 언급한 만큼 관련 부문 실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은 '명령'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1월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 올림픽 파견을 공식화하고 관련 협의에 나설 것을 언급하자 이틀 뒤 남북 연락채널을 복원하고, 곧바로 고위급회담을 열었다. 평창 올림픽 파견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예술단 사전 점검단이 방남 일정을 갑작스럽게 연기하고, 금강산 합동문화행사가 취소되기도 했으나 선수단과 고위급대표단 파견 등을 차질 없이 진행됐다.

 특사단은 김정은 위원장 접견에 이어 둘째 날에도 관련 협의를 위한 회담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이날 관련 내용을 담은 공동보도문을 발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지난 2002년 4월 당시 임동원 외교안보통일특보는 특사 자격을 북한을 방문, 김정일 위원장을 만난 후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이번에 공동보도문이 나올 경우 남북은 상호 존중의 자세를 확인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과 교류협력 확대 등을 위한 제반 사항 이행 의지를 명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할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측은 특사단을 파격적으로 예우하며 진정성을 보였다"며 "이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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