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 아베…'사학 스캔들' 폭로자 뒷조사 파문
【도쿄=AP/뉴시스】'사학 스캔들'로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곤욕을 치르며 집권 이래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9일 오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재무성 문서 조작 의혹과 관련한 공문서 관리 방식 등을 둘러싼 집중심의를 받았다. 그는 일체의 혐의를 부인했다. 사진은 위원회 중 눈을 감고 있는 아베 총리. 2018.03.19.
20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문부과학상(문부상)은 기자회견을 열고 문부성이 나고야시 교육위원회에 나고야시의 한 공립중학교에서 이뤄진 마에카와 전 차관의 강연에 대한 수업 보고를 지시하기 전에, 자민당의 아카이케 마사아키(赤池誠章) 참의원 의원과 이케다 요시타카(池田佳隆) 중의원 의원으로부터 경위 설명 등을 요구 받은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야시 문부상은 또 이케다 의원의 의견을 듣고 나고야시 교육위원회에 보내는 질문항목에 대한 내용도 일부 수정했다는 점도 밝혔다. 아카이케 의원은 자민당 문부과학부회 회장이며 이케다 의원도 소속돼 있다.
이와 관련해 마이니치신문은 20일 하야시 문부상이 "조사는 문부성의 판단에 따라 법에 의거해 실시했다"고 강조하면서도 두 의원의 경위 설명 요구가 있었다는 점을 밝힌 것은 문부성의 판단에 두 의원의 요구가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하야시 문부상의 기자회견 후 아카이케 의원은 기자들에게 이케다 의원과 함께 문부성에 수업 경위를 요구한 것은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법령 위반을 한 사람이 교단에 서도 좋은가에 대한 사실 확인"이라며 "문부성에 대한 압력은 아니다"고 부정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에게 관련 질문을 받자 "나고야시에 보고를 요청한 것은 문부성의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것은 잘 모르겠다. 문부성에 물어보라"며 즉답을 피했다.
마에카와 전 차관은 지난달 16일 평소 잘 알고 지내고 있던 교장의 초청으로 나고야 시내에 있는 한 공립 중학교에서 강연을 했다. 이 강연에는 학부모들도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에카와 전 차관은 아베 총리의 오랜 친구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가케학원 수의학부 신설에 특혜를 줬다고 폭로한 인물이다.
문부성은 언론 보도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접하고 나고야시 교육위원회에 마에카와 전 차관의 강연 내용에 대한 15개 항목을 담은 질문서를 보내고, 강의 녹음도 요구했다. 당시 문부성은 마에카와 전 차관이 낙하산 문제로 사임한 사실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케학원은 수의학부 신설과 관련해 내각부가 '총리의 의향'이라며 2018년 4월에 개학할 수 있도록 문부과학성에 촉구한 문서가 지난해 5월에 공개되면서 논란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가케학원의 이사장인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郎)는 아베 총리의 오랜 친구로 알려져 있다. 당시 아베 총리는 "지시하거나 압박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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