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각파도 스캔들에 휩싸인 아베 정권…뿌리째 흔들
모리토모, 방위성 문서 은폐 이어 가케학원 재부상
아베 총리 3연임 계획에 심각한 차질
장기집권 불만 폭발 관측도
이라크 파병 일지 은폐에 이어 지난해 아베 내각의 지지율을 20%대까지 끌어내렸던 사학스캔들 중 하나였던 가케학원 스캔들도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모리토모 스캔들도 아직 진행형이다.
'아베 다음은 아베’라고 할 정도로 당연시되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3연임은 더 가물가물해졌다. 모리토모학원 스캔들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사가와 노부히사(佐川信久) 전 국세청 장관의 국회소환으로 진정국면에 들어서지 않을까 기대했던 정부·여당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11일 뉴시스에 "(아베 내각의) 장기집권으로 인한 피로와 불만이 공무원들 사이에서 연이어 터져나온 것 같다"며 정권의 와해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일본 신문들도 11일 이 문제를 일제히 1면 톱으로 다뤘다. 마이니치신문은 연달아 터지는 악재에 "정부·여당도 동요하고 있다"며 "스캔들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하지 않은 데 대한 역풍"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아사히신문은 전날 아베 총리가 그간 관련성을 부인해온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 허가와 관련해 총리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지자체 문건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나카무라 도키히로(中村時廣) 에히메현 지사는 보도 후 자체 조사를 실시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문서는 (지사에게) 구두 보고를 하기 위해 직원이 작성한 메모였다”며 보도를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당시 직원의 비망록"으로 "보관 의무가 없어 해당 문서가 현청에 보관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케학원은 지난해 1월 일본 정부로부터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아 이달 에히메현 이마바라(今治)시 국가전략특구지역에 오카야마(岡山)이과대학 수의학부를 개교했다.
일본 정부가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낸 것은 52년만에 처음으로, 야권은 지난해 아베 총리가 가케학원이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가케학원의 이사장인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郎)는 아베 총리의 오랜 친구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문부과학성은 2016년 가을 내각부가 가케학원 수의학부 신설과 관련해 "총리관저 최고 레벨의 뜻", "총리의 의향"이라고 전달한 내용을 기록한 내부 문건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그간 가케학원의 수의대 신설에 대해 "내가 관여했다고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자신의 지시나 관여를 강력히 부정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 아사히가 보도한 이 문서는 에히메현이 2015년 4월13일에 작성한 것으로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과 관련해 '총리 안건'이라고 기록돼 있다.
문서에 따르면, 에히메현 및 이마바리시 직원, 그리고 가케학원 간부가 같은해 4월2일 야나세 다다오(柳瀬唯夫) 당시 총리 비서관 등을 만나 면담을 했는데, 야나세 비서관이 현 직원 등에게 "이번 건은 총리 안건이다" "내각부 후지와라(藤原) 차장의 공식 자문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후지와라 차장은 당시 내각부 지방창생 추진실 소속으로, 가케학원 수의학부가 설립된 국가전략특구를 담당하던 인물이다. 야나세 당시 비서관은 가케학원 스캔들이 불거진 작년 7월25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이 면담과 관련해 “내가 기억하는 한 만난 적이 없다"며 여러 차례에 걸쳐 발뺌했다.
야당은 내각 총사퇴까지 거론하며 고삐를 조이고 있다. 아베 총리도 참석하는 11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총공세를 펼칠 기세다. 자민당 내 제2 파벌인 아소파의 수장 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리 겸 재무상과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이 전날 밤 긴급회동을 하고 "아베 정권을 지지하자"며 자민당 독려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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