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랍국에 시리아 주둔 미군 대체 병력 요청" WSJ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아랍국들에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을 대체하고, 이슬람국가(IS) 패배 후 북동쪽을 안정시키기 위한 병력을 요청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최근 미국의 이같은 생각에 동참할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집트의 정보기관장 대행 압바스 카멜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러한 계획은 트럼프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에 시리아 북부 재건을 돕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기부하라고 요청한 가운데 나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은 아랍 국가들의 군 파견도 원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밤(시리아 현지시간으로는 14일 새벽) 시리아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발표할 당시 위와같은 방안을 암시했다. 그는 "우리의 파트너국들에게 많은 돈을 기부하는 것을 포함해 그들 지역 안보에 대해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 2000명을 빨리 철수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조기 철수가 이란, 러시아, 극단주의단체 등에 자리를 내줄 것이라고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반대했다.
WSJ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새로운 계획은 IS가 이란의 지원을 받아 시리아로 돌아오는 등 안보 공백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NSC는 볼턴 보좌관이 카멜 대행에게 전화했는 지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았지만 다른 관계자들은 이들의 대화를 인정했고,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걸프국들에도 손을 내밀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UAE는 재정지원을 포함해 광범위하게 기여해달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시리아에 미군을 대체할 아랍 병력이 배치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중동연구소의 선임연구원 찰스 리스터는 "사우디아라비아, UAE는 예멘과 군사적으로 관련돼 있고 이집트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통제하지 못한 영토에 대한 방어를 꺼려할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군을 조직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미군이 시리아 내에 일부라도 군을 주둔시키지 않으면, 아랍 국가들도 시리아에 군대를 보내고 싶어하지는 않을 듯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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