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특수학교서 학생 폭행·은폐 의혹 제기
사회복무요원과 함께 양치하던 장애학생 머리 다쳐
학교 측, 의혹 축소·은폐하려다 사고 한달 만에 '들통'
29일 광주장애인부모연대와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오후 12시∼1시 사이 광주 한 특수학교 내 화장실에서 사회복무요원의 도움을 받아 양치 중이던 5학년생 A(12)군이 세면대에 부착된 비누고정대에 머리를 부딪혔다.
사고 직후, A군은 교내 보건실을 거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당시 학교 측은 사회복무요원이 같은 자리에 있었다는 내용을 뺀 채, A군 부모에게는 'A군이 학교에서 혼자 활동하다가 넘어져서 다쳤다'고만 알렸다.
이후 해당 사회복무요원을 다른 반에 배치했다.
그러나 사고 한달 만인 10월9일 학교 측은 돌연 교육청에 'A군이 점심시간에 사회복무요원의 지도 하에 양치질을 하다가 다쳤다'는 내용으로 다시 보고했다.
다음날, A군 부모에게도 A군이 사회복무요원과 함께 있다가 다친 사실을 다시 알렸다.
A군 부모와 광주장애인부모연대 측은 A군을 보건실로 데려간 다른 교사의 주장 내용 등을 토대로 사회복무요원이 A군을 밀어 넘어뜨린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학교 측은 A군의 담임교사와 사회복무요원만이 다친 A군을 보건실로 데려갔다고 했으나, A군을 보건실로 데려갈 때 다른 교사가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교사는 단체 측에 "A군을 보건실로 데려가는 과정에서 다친 경위를 확인했다"면서 "원활한 의사소통은 어려웠지만, A군은 '사회복무요원이 손과 발로 밀어 넘어졌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사회복무요원의 폭행에 대해 학교 측이 축소·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광주시교육청은 인권지원단을 학교에 보내 방문해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인권지원단은 관련자인 A군의 담임교사와 사회복무요원, 부장교사, 교감, 교장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시교육청 조사에서 사회복무요원은 "양치질 도중 A군이 돌발행동을 해 당황했다. A군을 손으로 뿌리치는 과정에서 A군이 넘어지면서 다쳤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조사 과정에서 학교 측이 A군 부모에게 거짓으로 사고 경위를 알린 뒤, 한달 만에 다시 구체적인 내용을 통보한 사실을 확인됐다.
이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시교육청 인권지원단은 지난 18일 시교육청 감사부서에 해당 학교에 대한 공식 감사를 요청했다.
A군의 부모는 사회복무요원 폭행 여부와 학교 측의 은폐 의혹을 밝히기 위해 경찰 수사 의뢰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광주장애인부모연대는 다음달 1일 오전 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사회복무요원의 폭행 여부 엄정조사와 축소·은폐에 가담한 학교 관계자의 문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