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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꼼수" "강제구인" 전두환 불출석에 광주·전남시민 '부글'

등록 2019.01.07 16: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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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정의-민중 "꼼수 멈춰야" 일제히 비판성명

5월 단체, 조비오 신부 측 "역사적 심판 받아야"

광주지법, 3월11일로 재판 연기 "강제구인 발부"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씨의 형사재판이 열리는 7일 오후 광주지법 입구쪽에서 한 시민이 전씨 현수막을 밟고 지나가고 있다. 2019.01.07.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씨의 형사재판이 열리는 7일 오후 광주지법 입구쪽에서 한 시민이 전씨 현수막을 밟고 지나가고 있다. 2019.01.07.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5·18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가 또 다시 형사재판에 출석하지 않자 광주·전남지역 사회가 분노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역 정가와 시민사회단체가 "강제구인"을 강력히 요구하는 가운데 법원도 강제구인해서라도 정식 재판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혀 전씨의 '광주 재판' 출석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7일 송갑석 위원장 명의로 낸 성명을 통해 "재판을 받지 못하겠다고 버티고 재판기일 연기신청까지 해가며 법의 심판대 위에 서기를 거부한 전씨가 이번엔 '건강상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하겠다'고 하는 건 법의 심판을 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며 "전씨는 언제까지 국민을 기만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전씨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불변의 진리를 깨달아 법에 의한 합당한 심판을 받고, 국민 앞에 진정으로 사죄하는 것만이 천인공노할 범죄를 조금이나마 씻을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더 이상의 꼼수를 그만두고 법의 심판대 위에 설 것"을 촉구했다.

 또 "법원은 사법체계를 기만하는 전씨를 강제구인해서라도 법정앞에 세워 대한민국이 법치국가임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광주시당도 성명을 통해 "알츠하이머에 이어 독감을 이유로 광주재판에 불출석한 것은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신년 벽두부터 전씨를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한 부인 이순자씨 망언에 이어 남편 전씨의 재판 불출석은 또 다시 광주 시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갖은 꼼수를 부려가며 형사재판에 잇따라 불참하는 건 강제구인의 확실한 사유가 된다"며 "광주 영령과 국민, 이제는 사법부까지 농락하고 있는 전씨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는 만큼 법원은 다음 기일에 법정에 설 수 있도록 강제구인장을 발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당이 이날 제출키로 한 5·18 진상조사위 위원명단 제출을 당내 조율이 더 필요하다는 구차한 이유로 또 미뤘고 앞서 '민주주의 아버지' 망언에는 논평조차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한국당은 5·18 진상 규명 방해를 당장 멈추고, 한국당 몫의 위원 추천권을 반납하라"고 촉구했다.

 청년민중당도 이날 광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인 이씨의 말대로 민주주의 아버지고, 광주 시민 앞에 떳떳하다면 광주에서 재판을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 불출석과 관할 이전 신청으로 회피를 일삼으며 법을 우습게 여기는 전씨를 강제구인할 것"을 요구했다.

 또 "무고한 시민을 곤봉으로 때리고 칼로 찌르고 총을 쏴 죽인 대가를 치르기에는 지금도 많이 늦었다"며 "전씨는 하루 빨리 자신이 저지른 만행의 진실을 밝히고 국민앞에 고개 숙여 사죄하라. 당장 법의 심판으로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5월 단체도 목소리를 높였다. 5·18 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광주지법 앞 기자회견을 통해 "전씨는 재판에 성실히 임하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전씨는 광주시민을 학살했고, 5·18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던 수많은 젊은이들을 감옥에 가뒀다. 1980년대를 독재와 암흑으로 만든 것에 대해서도 역사적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재판부는 더이상 전씨에게 관용을 베풀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도 "본인이 떳떳하다면 광주 법정에 서서 진위를 가려보자"며 "민주주의의 파괴자이자 학살자였던 그가 광주에 와서 사죄하고 온 국민에게 용서를 빌어야 한다. 5·18 진상이 규명되도록 협조하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두환씨가 형사재판에 또다시 출석하지 않은 7일 오후 광주지법 앞에서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9.01.07.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두환씨가 형사재판에 또다시 출석하지 않은 7일 오후 광주지법 앞에서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9.01.07. [email protected]

한편 '5·18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불구속 기소된 전씨가 재판에 불출석한 것은 지난해 8월27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런 가운데 법원은 다음 재판을 오는 3월11일 오후 2시30분으로 연기한 뒤 '강제구인해 재판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혀 실제 강제 구인과 출석재판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전두환 회고록과 관련된 민·형사소송 법률대리인인 김정호 변호사는 "재판부가 구인영장을 발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이젠 집행의 문제만 남았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 사건 재판 기소가 2017년 5월3일이다. 전씨는 (재판을 미루기 위한) 모든 편법을 써온 것으로 보인다. 형식적으로는 두 번의 무단 불출석이지만 나머지 태도에 비춰보면 진정성있게 재판에 임할 태도가 없다는 사법부 시각을 반영해 (재판부가) 강제소환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본다. 이 원칙이 지켜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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