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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이냐, 대권이냐'…내홍 휩싸인 한국당

등록 2019.01.25 08: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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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앞두고 대권주자들 '당권도전' 견제 기류

김병준, 황교안에 "친박·탄핵프레임 자유롭지 못해"

오세훈, 홍준표 등에도 쓴소리 "출마하지 않았으면…"

황 "저의 길 가겠다" 오 "당원 판단 받을 문제" 거부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한국당 당권 도전에 나선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전국 지방의원 여성협의회 정기총회 및 발대식'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01.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한국당 당권 도전에 나선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전국 지방의원 여성협의회 정기총회 및 발대식'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01.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자유한국당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권과 대권의 분리를 놓고 당이 내홍에 휩싸이는 양상이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보수 야권에서 '잠룡'으로 불리는 황교안 전 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당대표 등 대권주자를 겨냥해 전대 불출마를 종용했다.

김 위원장은 "당권을 향한 주요 인사들의 행보가 시작되고 있고 이들을 중심으로 한 원내외 관심과 움직임도 활발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며 "솔직히 당의 분란과 어려움, 혼란의 단초를 제공한 분이나 책임 있는 분들, 혹은 당 기여가 확실하지 않은 분들은 출마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황 전 총리의 출마에 대해 "이 분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걱정이 많다"며 "친박 프레임과 탄핵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당 기여가 낮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고 말했다.

또 "오 전 시장 문제점 역시 알고 있을 것이고,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지만 홍 전 대표에 관한 이야기도 어떤 부담이 되는지 당원들이 다 알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사실상 두 사람의 당권 도전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비박(非朴·비박근혜)계'의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도 대권 주자들의 전대 출마를 달갑지 않게 보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대권을 생각하고 있는 지도자라면 이번 전당대회에 나와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김 의원은 현재 전당대회가 흘러가는 양상을 지켜보면서 "분열의 전당대회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진단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이상을 얻기 위해선 이번 전당대회가 화합과 통합의 전당대회가 되어야지, 분열의 전당대회가 돼선 안 된다는 걱정이 많다"며 민주당의 전례를 들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진단-최악의 미세먼지, 효과적인 대책은' 토론회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1.24.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진단-최악의 미세먼지, 효과적인 대책은' 토론회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 의원은 "불과 얼마 전 민주당에서 문재인 대선 후보가 당대표로 당선돼서 당을 장악했고, 전략공천으로 경쟁자들을 많이 탈락시켰다. 그 결과 손학규 의원, 안철수 의원이 탈당했지 않느냐"며 "이번에 또 대권주자 중 한 사람이 당대표가 돼서 공천권을 행사하면 자기에게 유리하게 행사할 수밖에 없다. 그럼 다른 주자들이 가만히 있겠나. 불 보듯 뻔하다"고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전대 출마 시기를 놓고 저울질 중인 정우택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무리 타짜라도 '낄끼빠빠'해야 한다"며 대권주자들의 당권 도전을 견제했다.

정 의원은 "의원직과 전 재산을 걸자는 희대의 국회의원이 등장하더니, 정치생명을 걸고 한국당 대표 경선에 뛰어드는 분들이 날로 늘고 있다"며 "이제 홍준표 전 대표까지 들썩들썩하고 있다. 오죽하면 당 비대위원장이 나서서 나오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이야기 할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김병준위원장께서 전대에 나오지 말라고 언급한 세 분은 그 말씀을 깊이 새겨들어야 한다. 그건 곧 국민과 당원들의 목소리이기 때문이다"라며 "'낄끼빠빠'란 말이 있다. '낄 데 끼고 빠질 때는 미련 없이 빠져야 한다'는 뜻이다. 정말 실력 좋은 타짜는 '낄끼빠빠' 잘 하는 사람"이라고 일갈했다.

당권 경쟁에서 원내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심재철 의원도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의 출마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심 의원은 "황 전 총리는 굉장히 반듯한 분이고 좋은 분인데 그 분이 등장하면 정부·여당은 탄핵프레임 공격을 할 것이고, 그럼 당에서는 힘들어지고 시끄러울 가능성이 커진다"며 "후보 부침에 따라 당 부침이 연결될 수밖에 없어 좋지 않다"고 했다.

심 의원은 오 전 시장의 출마에 대해서도 "나올 수는 있지만 당원들을 만나보니 가슴에 (오 전 시장이) 탈당한 부분을 품고 있다"며 "그런 부분을 과연 어떻게 이겨나가실지. 차라리 안 나오고 백의종군하는 모습 보이면 훨씬 더 성숙한 정치인의 모습이고 험지로 출마한다면 성숙한 정치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오 전 시장은 대권과 당권을 분리하자는 당 일각의 의견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오 전 시장은 "지금 대권주자, 대선을 이야기할 때인가에 대해서는 조금 적절치 않은 논의"라며 "주자들 간에도 대권주자 감들은 이번에 나오지 말라든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당원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 문제인데 '누구는 대권주자다, 아니다' 쓰여 있는 것도 아닌데 그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조금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는 김 위원장의 불출마 요구에 대해 즉답을 피했으나 "저는 저의 길을 가도록 하겠다"며 당권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저는 우리 당원들의 의견을 듣고 그 뜻에 부합되는 결론을 내면서 앞으로 가도록 할 것"이라며 "누구는 (출마)하고, 누구는 뒤로 밀고 그럴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정부의 총체적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역량을 다 합해서 총선을 이기고 그 다음에 모든 역량을 합하고 단합해야 한다"고 했다.

김문수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황교안 전 총리가 우리 당에 입당하기를 권했던 사람"이라며 "황교안 '당대표 불가론'이 있지만 저는 생각이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황 전 총리의 입당과 출마 예상 행보에 따라, 우리 당이 활기차게 발전하고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TK 단일화론'에 대해서도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 어떤 특정지역의 응집을 통한 지역대결 양상으로 우리 당 대표선거가 진행돼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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