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D-3]답보 상태 '9·19군사합의', 비핵화 순풍에 돛 달까
정전 이래 한반도 유례없는 평화 분위기 작년 조성
올 들어 北 군사 대화 소극적…군사합의 이행 '스톱'
"성공적인 북미회담이 되면 남북관계도 다시 물꼬"
군사공동위 가동, JSA 민간 자유왕래 등 속도 낼 것
올해 한미연합훈련 규모·시기도 확정 발표 나올 듯
"비핵화-제재완화 큰 폭 교환되면 남북관계 기폭제"
【서울=뉴시스】 국방부는 22일 남북군사당국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9.19.)에 따라 공동유해발굴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남북 도로개설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도로연결 작업에 참여한 남북인원들이 MDL인근에서 상호 조우하는 모습의 사진을 공개했다. 2018.11.22. (사진=국방부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남과 북은 지난해 3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정전 이후 유례없는 평화 분위기를 경험했다. 역사적인 '9·19 군사합의'에 따라 육상, 해상, 공중에서의 일체의 적대행위를 멈췄다.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던 감시초소(GP) 일부는 그 자취를 감췄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안에 경비 병력은 비무장 상태로 근무하며 서로에 대한 경계심을 크게 덜었다.
하지만 숨 가쁘게 진행된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는 올해 들어 답보 상태에 빠졌다. JSA 민간 자유왕래와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구성 등은 더는 진척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올해 한미 연합훈련 실시여부 등에 대해서도 한미 간에 발표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세 차례나 그 시기가 미뤄졌다.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남측이 제작한 한강하구 해도를 북측에 전달하기 위해 남북 군사당국이 만난 것이 올해 유일한 대면 접촉이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합의 이행 조치가 사실상 '올스톱' 상태인 셈이다. 군 당국은 남북이 문서교환 형태로 수시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북한이 올해 들어 군사 대화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데는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만남이 성공적이면 남북관계 역시 급진전될 동력을 확보하게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남북 군사합의의 순조로운 이행은 2차 북미회담의 성패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파주=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비무장화'를 위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초소와 화기가 지난 25일 오후 1시부로 철수됐다. 26일 오후 남북 대치 군인들 없이, 남측 판문점에서 바라본 북측 판문각이 보인다. 2018.10.26. [email protected]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남북 관계에 있어 속도를 조절하는 것은 북미 관계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는 북미 관계와 보조를 맞추려는 것으로 성공적인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된다면 남북 관계 역시 다시금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북미회담이 성공리에 마무리되면 그 동안 숨고르기 중이었던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도 순풍에 돛단 듯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차 북미회담에서 북한의 과감하게 영변 핵시설 폐기를 선언하고 미국이 이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완화 조치로 화답한다면 남북 군사합의 이행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군사합의 이행을 위한 남북 간 대화도 북미회담 이후 다시금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관광객의 판문점 자유왕래와 남북 군사공동위 가동, 남북 공동유해발굴사업 추진 등이 본궤도에 오르는 동시에 한미 연합훈련의 규모와 시기 등도 확정해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큰 폭의 비핵화 조치와 경제적 상응조치가 교환된다면 남북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며 "남북 간 군사적 신뢰구축과 경제협력도 대북제재 해제와 맞물려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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