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주중대사 내정에 정국 냉각 심화…野 "회전문 인사"
장하성, 물러난 지 4개월만에 외교관 '복귀'
野 '돌려막기' 인사 반발 "초보 외교 드러나"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장하성 정책실장이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별마당도서관에서 열린 공정경제 전략회의에서 공정경제 성과 및 향후계획 발표를 듣고 있다. 2018.11.09. [email protected]
장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주축으로 핵심 국정 기조인 소득주도성장을 진두지휘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11월 전격 교체를 두고 경질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불과 4개월 만에 주요국 대사 중 한 자리를 꿰차면서 장 전 실장에 대한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이 다시 입증됐다.
장 전 실장은 중국 인민대와 복단대에서 교환교수직을 역임했고 중국의 증권감독관리위원회 국제 자문위원을 8년동안 역임한 바 있지만 외교 관련 경력은 전무하다.
'돌려막기 인사' 논란에도 불구하고 장 전 실장을 주중대사로 내정을 강행한 건 현 정부에서 초대 정책실장을 지낸 만큼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구현하고 의중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인물이란 점을 고려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학자 출신이지만 정무적 중량감을 지니고 있어 한·중관계를 책임있게 조율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게 인선 배경으로도 거론된다. 신북방정책이나 중국과의 경제협력 등에 좀 더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야권에서는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코드 인사', '회전문 인사' 등으로 폄하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친문(親文·친문재인) 인사 중심의 외교 라인이 밑천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 정부의 경제 정책 실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만큼 외교 전문성이 없는 장 전 실장을 주중 대사로 기용하는 것 자체가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발 기류가 야권을 중심으로 읽혀진다.
외교전문성 면에서도 자격을 놓고 시비가 일고 있다. 외교 경험은 물론 주재국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장 전 실장을 한국 외교의 최일선에서 중책을 맡길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청와대가 장 전 실장을 주중대사로 밀어 붙이면서 가까스로 문을 연 국회가 3월에 개원하더라도 여야 간 협치는 더 기대하기 힘들어졌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자칫 공전국회처럼 헛바퀴만 돌 것이라는 비관적인 관측도 제기된다.
장 전 실장 임명이 여야 간 강 대 강 충돌의 새로운 불씨는 될 수 있지만 조해주 중앙선관위원 임명 강행에 반발해 일부 야당이 1월 임시국회의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한 것처럼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외교 대사는 국회 동의 없이도 대통령이 임명 가능하기 때문에 당에서 조해주 선관위원 건과 동일한 수준으로 대응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주중 대사는 4강 외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역할이 큰 편인데 중국과 관련된 경험이나 경력이 없는 장 전 실장을 임명해 중국 쪽에서 한국을 우습게 보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주중대사 자리는 북한과의 관계도 맞물려 있어 다른 나라 대사에 비해 자주 교체해선 안 된다"며 "문재인 정부의 외교가 초보 수준이라는 게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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