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테러범, 전범미화곡 들어…총엔 나치상징
범행 후 도주하며 "나는 지옥불의 신" 가사 재생
스톡홀름 트럭 테러 희생자 소녀 이름도 새겨
【크라이스트처치(뉴질랜드)=AP/뉴시스】대규모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중심부에서 15일 구급대원들이 부상자를 옮기고 있다. 이슬람 사원 2곳에서 총격이 일어나고 자동차 안에서 폭탄이 발견되기도 했다. 범인 한 명은 "이것은 테러 공격"이라고 밝히는 성명서를 낭독했다. 2019.3.15
15일 AP에 따르면 이 사건 용의자 브렌턴 태런트의 차량 사운드트랙에는 1992~1995년 보스니아 내전 전범이자 집단학살 등 혐의로 수감된 라도반 카라지치를 미화하는 세르비아 민족주의 음악이 담겨 있었다.
이 음악에는 이슬람교도를 경멸하는 내용이 담겼으며, 이 음악을 배경으로 한 유튜브 동영상에는 전시 세르비아 진영에 수감된 이슬람 포로들의 모습이 담겼다.
아울러 범행 후 태런트가 차를 타고 도주할 때에는 영국 록밴드 '더 크레이지 월드 오브 아서 브라운'의 '파이어'라는 노래가 재생됐다. 이 노래에는 "나는 지옥불의 신이다. 너를 데려가겠다", "너를 불태우겠다"라는 가사가 포함돼 있다.
이날 범행에 사용된 소총에는 에바 애컬런드(Ebba Akerlund)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이는 지난 2017년 4월 발생한 스톡홀름 트럭 테러 사건 희생자인 11세 소녀의 이름이다. 당시 사건 범인은 라크마트 아킬로프라는 우즈베키스탄 남성이었다.
태런트는 범행에 앞서 배포한 온라인 성명에서 스톡홀름 트럭 테러 사건 역시 '서구 문명의 적'에 대한 전쟁을 결심하도록 만든 사건이라고 거론했다.
소총에는 또 숫자 '14'가 적혀 있었는데, 이는 14개 단어로 이뤄진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슬로건 "우리는 우리 국민의 존재와 백인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We must secure the existence of our people and a future for white children)"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슬로건은 아돌프 히틀러의 저서 '나의 투쟁'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런트는 이 밖에도 나치 상징인 '흑태양(Schwarze Sonne)' 무늬 등을 사용했다. 또 732년 푸아티에 전투에서 이슬람 세력에 승리하고 이슬람 세력 하에 있던 지역을 상대로 약탈을 자행했던 샤를 마르텔의 이름도 무기에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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