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톱3' 대사 동시에 평양행…대외 메시지 준비하나
주중·주러·주유엔 北 대사 돌연 귀국 "이례적"
"비정기 대사회의 개최 가능성도 배제 못 해"
톱3 대사 모두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출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 관련 귀국 가능성 높아
"김정은 대응지침 하달받기 위한 귀국일 수도"
"최고인민회의서 대내외 메시지 같이 나올 듯"
"중러 통한 다원화된 방법으로 국면 돌파 주목"
【평양=AP/뉴시스】지재룡 주중 북한대사. 2017.09.19 (뉴시스=DB)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 김형준 주러시아 대사,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 등은 지난 19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대사는 북한의 주요국, 대표부 대사들로 한 번에 평양에 귀국하는 일은 드문 것으로 평가된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 해외 대사 중에서는 이들이 '톱3'에 들어가는 인물들"이라며 "3명이 동시에 움직이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김 연구위원은 "모든 북한 대사들이 움직였다면 대사급 회의일 수 있으니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면서 "김정은 시대 이후에 대사급 회의가 있었지만 아직 정례화된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집권 이후 2015년, 2017년, 2018년 세 차례 평양에서 대사회의(우리의 공관장 회의)를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9일 정권수립 70주년을 2개월 정도 앞두고 대사회의를 주재한 바 있다.
아울러 이들의 귀국이 4월 초로 예상되는 제14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 개최에 초점이 맞춰졌을 가능성도 높다. 북한은 지난 12일 우리의 국회의원 총선거에 해당하는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통해 대의원을 선출했다.
【뉴욕(미국)=뉴시스】특별취재단 김진아 기자 = 지난해 9월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 :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만찬행사에서 김성 북한 유엔대표부 대사가 건배사를 하고 있다. 2018.09.30. [email protected]
이와 함께 14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를 계기로 북한의 대외 메시지가 발신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이들 대사를 불러들여 대외 메시지을 수립하는 작업을 진행하지 않겠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 등 북한의 주요 우방국가 대사들의 움직임인 만큼,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새로운 길'에 대한 메시지가 조정되는 것 아니겠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를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끌어들임으로써 이를 지렛대로 삼아 교착 국면을 돌파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시스】지난해 4월11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6차회의 모습. 2018.04.12. (출처=조선중앙TV 캡쳐) [email protected]
김 교수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 미국과 진전이 없는 것에 대한 (내부적인)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자력갱생을 강조하면서 중국과 러시아 등을 통한 다원화된 방법으로 국면을 돌파하려는 메시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메시지 차원으로도 대사들 움직임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최근 북미 교착 국면에서 미국이 전방위적으로 대응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사들이) 북한의 대응 지침을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직접 하달을 받으려고 온 것일 수도 있다"면서 "더 지켜봐야겠지만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나 러시아와 관련한 김 위원장 등 북한 최고지도부의 특이 동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북러·북중가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북한 최고지도부의 결단이 곧 있을 것이라고 하면 중국이나 러시아에 먼저 통보할 것"이라며 "그런 징후는 아직 없다"고 전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주요 대사들의 움직임과 관련해 "북한의 의도와 관련 동향에 대해서 특별히 말할 게 없다. 관련 사안을 주시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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