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후유증 여전한데…속초시 봄빛축제 강행 '빈축'
【속초=뉴시스】김경목 기자 = 속초·고성산불피해 비상대책위원회 이재민들과 속초시의회 의원들이 2일 오전 강원 속초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한국전력공사·속초시를 싸잡아 규탄하고 있다. 2019.05.02. photo31@newsis.com
4일 속초시에 따르면 '봄빛축제 청초누리-환희의 시작' 행사는 지난 3일부터 오는 5일까지 속초시 청초호 호수공원 일원에서 진행된다.
속초시는 이 축제가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는 빛이다'를 주제로 열리며, 어린이들과 가족들을 위한 각종 공연과 빛 콘텐츠를 매개로 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어린 자녀를 둔 산불 피해 이재민들은 속초시의 이 같은 매정한 행정에 이재민들을 '두 번 죽이는 것'과 다름없다며 분노했다.
8살 아들이 있는 이재민 송지헌(41)씨는 "저도 산불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면 오늘도 내일도 아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것입니다. 저처럼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된 이재민 부모들이 많습니다. 이재민들이 처한 사정을 누구보다 속초시가 잘 알 텐데도 이재민들의 아픔을 헤아리지 않는 속초시의 매정함에 또 한 번 상처를 받게 되네요"라며 분개했다.
시청 내부에서도 행사 개최의 부적절성에 대해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속초시 관광과 관계자는 "지난 4월4일 우리시가 뜻밖의 산불 발생으로 많은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행사 개최가 적절한 것인지 심사숙고했다"면서도 "관광산업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보다 많은 분들이 방문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 판단돼 당초대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속초에서는 지난 4월4~5일 이어진 산불로 인해 79세대 173명의 시민들이 집을 잃었다. 특히 시민 1명은 숨졌다. 재산피해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상당수가 피해를 입은 점을 미뤄 고성(잠정 2071억원) 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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