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중앙은행 해킹 당했다…기자회견 내용 사전 유출
외부 납품업체 소행으로 밝혀져
일부 투자자, 5~8초 더 빨리 정보 얻어
[런던=AP/뉴시스] 16일(현지시간)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가 런던에서 열린 포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BOE는 1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특정 기자회견을 담은 녹취 자료가 올해 초부터 오용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해킹을 시인했다. 2019.12.19.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영국 중앙은행(BOE)은 최근 해킹을 당해 기자회견 내용이 공식 방송 전 유출됐다고 시인했다.
BOE는 1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특정 기자회견을 담은 녹취 자료가 올해 초부터 오용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해킹으로 인해 몇몇 거래자들이 시장에 민감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자회견 내용을 먼저 들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 더타임스에 따르면 BOE는 영상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만 사용되는 녹취 자료를 외부 납품업체가 해킹해 제3자에 넘겼다고 설명했다.
BOE는 이어 녹취 자료를 유출시킨 납품업체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자료 접근을 차단했다고 발표했다.
또 해당 납품업체는 최근에 진행된 기자회견의 녹취는 접근할 수 없도록 막았다고 설명했다.
BOE는 성명에서 "이 용납할 수 없는 녹취 자료의 오용은 은행의 사전 동의 없이 이뤄졌다"며 "현재 추가적인 조사를 받고 있다"고 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해당 녹취 자료를 본 헤지펀드 투자자 등은 일반 투자자보다 5~8초 상당 더 빠르게 투자할 수 있었다.
BOE는 "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는 결정 사항에 대해서는 최고 수준의 정보 보안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기자회견 방송에만 국한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는 BOE에 상당한 타격이다.
마크 카니 BOE 총재를 비롯한 중앙은행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은 환율과 금값 등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단 몇 초로도 무역 관계자들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앞서 더타임스는 해킹을 저지른 업체가 적어도 올해 초부터 녹취 자료를 해킹해 투자자들과 거래를 해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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