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총파업 첫날, 택배 산더미…"내일은 더하다"
택배노조, 7일부터 '9시 출근·11시 출차' 돌입
일부 지역 분류 작업 중단에 현장 곳곳 마비
[군산=뉴시스] 윤난슬 기자 = 9일 오후 3시20분께 CJ대한통운 군산터미널에 아침부터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택배 상자가 잔뜩 쌓여 있다. (사진=전국택배노조 전북지부 제공)
[전주=뉴시스] 윤난슬 기자 = '택배종사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결렬된 가운데 전북 지역 택배 노동자 일부도 파업에 돌입하면서 곳곳에 출차하지 못한 물량이 쌓여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7일부터 택배 기사들이 분류 작업을 거부하고 '9시 출근·11시 출차' 파업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택배 배송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전국택배노조 전북지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도내에서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250여명으로 파악됐다.
쟁의권이 없는 조합원들은 출근 시간을 2시간 늦춰 오전 9시 출근·11시 배송 출발 방식으로 단체행동을 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20분께 CJ대한통운 군산터미널에는 아침부터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택배 상자가 쌓여 있었다. 이 터미널로 들어온 택배 물량은 2만7000여건에 달했지만, 절반가량 밖에 출차하지 못했다. 차량에 실리지 않은 택배 물량은 단지에 그대로 쌓여 있었다.
전북지부는 분류작업 인력을 즉각 투입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 분류 작업은 택배기사 과로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분류에만 기본 5시간 정도 소요되는 탓에 정시 출·퇴근이 불가능하다.
노조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따져 보면 그나마 지방은 덜한 편이긴 하지만, 오늘 물량을 처리하지 못하면 내일은 물건이 들어와도 하차를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벽 6~7시에 출근을 해서 4~5시간이 넘는 분류 작업을 하고 나면 오후 1시가 넘어서야 배송을 시작할 수 있는데, 할당된 물량을 채우지 못하면 결국 다음날로 밀리기 때문에 추가 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택배비가 강제로 250원씩 인상됐는데, 과로사 방지를 위해 요금을 올린 것이라고 한다"면서 "하지만 택배기사의 업무가 줄어들기는커녕 사측만 배를 불리고 있는 형국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거래처와 택배기사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노총 전국택배연대(택배노조)는 전날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불발되자 노·사·정 1차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이날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쟁의권이 있는 전국 모든 조합원들은 무기한 전면파업, 나머지 쟁의권 없는 조합원들은 7일부터 시작한 분류 작업 거부 행동을 이어간다. 참여 인원은 택배노조 조합원 2100명이다.
택배업계와 노조는 지난 1월부터 정부의 중재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왔다. 노조는 택배업계가 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파업을 선언했고, 택배업계는 노조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맞서고 있다.
택배노조는 택배기사의 업무가 아닌 배송 전 분류업무를 택배기사 몫으로 돌려 장시간 노동을 유발하고 있다며 분류업무 전담 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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