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토론회도 '막말' 공방 얼룩…羅 "막말 리스크" 李 "억까"(종합)
나 "패널과 당 대표 언어 분명히 달라야" 지적에
이 "막말로 후배정치인 낙인찍기 결심하고 나와"
"김종인 이준석 지지가 문제면 이철우는 되나?"
주호영 "안철수 통합 걱정" 李 "安과 만날 예정"
의원 부동산 조사기관 놓고 후보들 의견 제각각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홍문표(왼쪽부터), 이준석, 조경태, 주호영,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1.06.09. [email protected]
9일 KBS 주관으로 열린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나 후보가 '찌라시' '소값' 등 이 후보의 발언을 문제 삼은 게 발단이 됐다.
나 후보는 "이 후보가 이번 전당대회 때 사용한 용어를 보면 굉장히 걱정된다. 패널로 한 번도 설화가 없었다 하지만 당 대표의 언어는 분명 달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견이 서로 다르다 해서 써도 되는 언어와 안되는 언어가 있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도 장애인 발언으로 큰 설화가 되지 않았나"라면서 "이 후보 언변이 잘못하면 굉장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단 걱정이 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저도 그 부분은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나 후보가 '망상'이라는 표현에 대해 장애인 비하라고 한 걸 다시 끄집어내며 "오히려 나 후보가 후배 정치인에게 막말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억까(억지로 까려 한다)'를 한다"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망상이 장애인 비하 맞나"라고 물고 늘어지듯 묻자 나 후보는 "우리 편끼리 그런 언어를 쓰는 게 맞겠나"라고 물러서는 듯했다.
그러나 이 후보가 다시 "상대 후보에 대해 막말로 낙인찍기를 위해 결심이 있으셨을 텐데 '망상'이란 단어가 장애인 비하라고 확답할 수 있나"라고 재차 따져 물었고, 나 후보는 "지적을 한 거다. 말을 함부로 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도 불편해진 적이 있지 않나"라고 맞섰다.
이 후보는 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경선에 개입했다는 나 후보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는 "도대체 김 위원장이 무슨 개입을 했나. 지지 선언이 그렇게 문제라면 오늘 나경원 캠프에서 올린 이철우 지사의 지지도 문젠데 왜 김 위원장만 특별히 문제가 되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김 위원장 말은 반향이 크다. 그래서 그런 말씀 안 하는 게 좋겠다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호영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이 후보 간의 불편한 관계를 부각하며 이 후보를 공격했다.
주 후보는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이 후보에게 합당에 대한 진정성이 1도 없다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용두사미로 만들 우려가 있다고 한다"라면서 "아무래도 친소관계가 있으니 합당도 통합도 걱정된다"라고 했다.
이 후보의 답변은 나 후보를 대할 때와는 달랐다.
이 후보는 "그런 지적은 네거티브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라면서 "제가 대표가 되더라도 주 후보가 초석을 놓은 합당 문제가 좌초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드린다"라고 답했다
이어 "안 대표에게 자택도 가까우니 만나자고 제안했고, 안 대표도 호응할 거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라고 전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나 후보는 네 명의 후보에게 '만약 윤석열과 안철수 둘 다 우리 당에 안 들어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전대에서 개별 후보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는 게 다양한 후보를 불러들이는 첫 번째 조건"이라며 "일각에서 언급되는 김동연, 최재형 이런 분들은 윤석열 안철수 두 분만 언급되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주 후보는 "합당이 어그러진다든지 유력후보들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은 대단히 심각하고 걱정스럽다"라고 답했다.
후보들은 당 의원 102명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 기관에 대해서도 저마다 다른 해법을 내놨다.
이준석·나경원·주호영 후보는 외부인사들이 포함된 특별위원회를 통한 조사를, 조경태·홍문표 후보는 권익위원회를 통해 더불어민주당과 같은 수준으로 조사를 받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무엇보다 더 엄격해야 한다"며 "국회 공직자윤리위를 이런 일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확대 개편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시민단체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물타기 하려는 오해로 비춰질 수 있으니 자발적으로 심사를 받도록 하자"며 "그 뒤에 문재인 정부 공직자들에 범위 넓히자고 제안하고 싶다"고 했다.
나 후보는 "감사원의 감사는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의 결정에 선을 그었다.
이어 "권익위는 단순히 위원장이 전직 민주당 의원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그동안 결정 중에서 매우 상식적이지 않고 정의에 맞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주 후보는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있다"며 "의원들 재산취득 변동과 개발 정보를 이용한 게 있는지 심사하도록 돼 있는데 매년 그걸 형식적으로 해서 이런 문제 생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 역시 국회공직자윤리위에서 하되 전문성 가진 외부인사 전원으로 특위를 구성하든지, 필요하면 특별 입법을 통해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조상호 전 부대변인의 '천안함 수장' 발언을 강도 높게 공격했다.
다섯 명의 후보들은 일제히 왼쪽 가슴에 천안함 병사들을 추모하는 배지를 달고 나왔다. 배지는 희생된 병사 46명과 수색 도중 사망한 한준호 중위를 기리는 의미에서 'We remember 46+1'이라고 새겨져 있다.
배지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서 천안함 생존장병과 유가족을 만나 눈물을 흘렸던 이 후보가 가져와 나머지 후보들에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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