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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급한 사기꾼에 검사·기자가 속다니…" 포항시민 '의아'

등록 2021.07.01 18:14:18수정 2021.07.01 18: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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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어선·슈퍼카·풀빌라…전화 한 통이면 다 알텐데"

인구 8000여명 작은 항구…"수저 갯 수 까지 다 안다"

포항서 고교 졸업, TK 법대 다녀 한 때 사시 공부

"10년전 부모상 이후 본적없다" 동창들 행적 몰라

시민들 "어찌됐든 포항 팔아 얼굴에 ×칠 했다" 분개

사진은 과메기로 유명한 구룡포 지역

사진은 과메기로 유명한 구룡포 지역

[포항=뉴시스] 강진구 기자 = 현역 부장검사와 전현직 언론인에 금품을 줬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경북 포항 출신 수산업자 A(43)씨와 관련, 정작 시민들은 포항지역을 볼모로 전방위 로비를 해 사리사욕을 취했다며 시민들 얼굴에 '×칠 했다'며 분개하고 있다.

시민들은 A씨가 주장한 바와 같이 슈퍼카 20여 대와 어선 수십척, 풀빌라 수십채를 소유하고 있다면 인구 8000명 남짓한 항구도시에서 누가 모르겠느냐며 전화 한통이면 확인될 사항을, 이게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6개 단체의 고위 간부와 자원봉사단체 회원이라면, 아니 한 봉사단체 간부만 되도 지역에선 유지로 모르는 이가 없다며 이 같은 허황된 감언이설에 속은 검찰과 경찰, 언론, 정계 고위 인사들이 되레 이상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민들은 A씨가 '오징어 매매 사업에 투자하면 돈을 불려 주겠다'며 7명으로 부터 116억원에 이르는 거액을 어떻게 사기쳤는지, 아직도 '배들어 오면 돈을 갚겠다'는 구시대적인 수법에 속아 넘어 가는 유력인사가 있는 지 되레 궁금해 하고 있다.

1일 A씨 고향인 포항 구룡포와 B고교 관계자 등에 따르면 A씨는 구룡포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거쳐 포항 B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구 C대학교 법대에 진학한 뒤 포항에서의 행적이 묘연하다.

10여년전 부모가 작고해 구룡포를 방문한 뒤 포항에서 행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취재 결과 각종 동문회에도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아 A씨를 기억하는 인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친구 등에 따르면 A씨는 사법고시를 준비하다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자신을 법률사무소 사무장이라고 속여 36명에게 1억6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복역하다 2017년12월 문재인 정부 첫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국회의원에 따르면 올해초 한 언론인이 점심 자리에서 A씨를 소개해 만났지만 지역 실정에 맞지 않는 허황된 이야기를 장시간 늘어 놓아 정체에 의문을 품고 A씨의 과거 행적을 탐문한 결과 저급한 사기꾼으로 알려져 '왜 이런 사람을 만나느냐'고 되레 면박을 줬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이 국회의원은 당시 자신을 조선소를 운영하는 재벌 아들로 소개하거나 트롤어선 등 어선을 수십척 갖고 있는 수천억원대 자산가라고 떠벌려 조선소와 수산인협회 등에 사실여부를 확인한 결과 모두 거짓으로 드러나 수준 낮은 사기꾼으로 판단하고 이 같은 사실을 소개한 언론인에게 알려줬다는 것이다.

A씨는 한국3대3농구위원회 회장 자격으로 지인을 통해 포항시장까지 만났으나 사업은 무산되고 더 이상 진척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포항시민들은 A씨가 어떻게 검찰과 경찰, 언론, 정계에 까지 전방위 로비를 할 수 있었는지 의아해 하고 있다.

구룡포주민들은 어촌동네에 때 아닌 A씨 열풍으로 구룡포가 갑자기 유명세를 타고 있다며 하지만 알려진 것과 달리 지역에서의 A씨 행적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고 했다.

하지만 A씨 행적으로 인해 '포항시'와 '구룡포'가 전국에 나쁜 이미지로 부각되고 있다며 언론과 국민들은 한 개인의 사기행각을 포항과 구룡포와 연관시켜 더 이상 지역의 명예를 훼손하지 말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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