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서 한 번 더?…대우건설 매각, 이례적 재입찰
중흥 vs DS…입찰가 5천억원 차이가 주원인
KDBI, 비싼 가격에 인수 포기할까 우려한 듯
2일 오후 3시까지 새 인수 가격 제시 통보
전례 없는 재입찰에 '무리수' 비판까지 나와
대우건설 노조, 2일 입장 발표 기자회견 예고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서울 종로구 대우건설 본사 모습. 2018.01.26. [email protected]
1일 투자은행(IB)업계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인수 후보인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에 재입찰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내일 오후 3시까지 또 한 번 인수 가격을 써내야 한다.
본입찰에서 중흥건설은 2조3000억원을,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1조8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가 써낸 금액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점이 재입찰의 원인으로 파악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매각가가 2조1000억원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다 막판 2017년 대우건설 인수에 도전했던 호반건설이 입찰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인수 의지가 강한 중흥건설이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전언이다.
일부 보도에 의하면 이 같이 큰 격차에 중흥 측이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KDB인베스트먼트가 부담을 느끼고 재입찰을 결정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대해 중흥 관계자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가 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재입찰을 한다고 하니 의아하다"며 "인수 의지는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재입찰을 통해 비싸게 쓴 중흥건설에 가격을 낮출 기회를 주든, DS네트워크에 가격을 올릴 기회를 주든 둘 다 뒷말이 나올 소지가 다분하다고 보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인수희망자가 가격을 비싸게 불러 재입찰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보인다"며 "이 같이 무리한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이번에 꼭 매각을 성사시키고 싶은 KDB인베스트먼트의 사정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대우건설 노동조합도 밀실매각, 졸속매각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2일 오전 매각 관련 입장을 정리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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