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히는 대출....은행 창구 불났다
농협銀, 24일부터 주담대 한시 중단
은행 창구로 전화 문의 급증
전문가들 "실수요자는 가능하면 자금을 한달 이내로 당겨야" 조언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NH농협은행이 오는 24일부터 11월 30일까지 신용대출을 제외한 신규 가계 부동산담보대출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 대출 창구에서 한 시민이 대출 관련 업무를 보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1.08.20. [email protected]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다음날인 24일부터 11월30일까지 3개월간 부동산담보대출 신규를 취급하지 않는다. 증액, 재약정 포함이다.
이 때문에 기존대로 심사가 진행되는 마지막날인 이날 "당장 필요한 건 아니지만 일단 접수하겠다", "기한 연기도 안 되는건가" 등 고객들의 문의가 집중됐다. 주로 개인고객이 많은 영업점을 중심으로 대출 문의가 평소보다 증가했고, 기업고객 중심인 영업점은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는 상태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영업점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기준 "농협은행이 주담대를 중단한다는데 다른 은행도 계획이 있는건지", " 잔금일을 앞당겨야 하는지" 등의 문의 전화가 있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생각보다 고객들이 잘 모르고, 이전보다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 은행 창구를 찾는 고객들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며 "농협은행 여파는 실제로 잔액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좀 지켜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오후 들어서는 농협은행 거래 고객이 다른 은행을 찾아 "주담대를 받아야 하는데 여기서 가능한지" 묻거나 공무원들의 경우 "연봉 초과 대출이 불가능해지면 미리 받아둬야 하는 건지" 등을 확인하는 고객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대출을 염두에 둔 고객들의 불안 심리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최근 한 은행에서는 비대면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최대한 개설해두려는 고객들의 움직임이 감지되기도 했다. 농협은행처럼 다른 은행에서도 가계대출 옥죄기가 강화될 것이라고 보고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수단을 선제적으로 마련해둔 것이다.
다만 농협은행이 부동산담보대출을 중단하는 3개월간 긴급생활자금 등은 본부 심사를 거쳐 예외적으로 가능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래봤자 긴급생활자금은 한도가 1억원인데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그걸 받자고 이용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며 "다주택자는 긴급생활자금 대상이 아니라서 크게 효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들은 현재로서는 총량 관리를 위해 추가 조치를 계획하고 있지 않지만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농협은행이 타행 대비 지역 점포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지역 차주들의 수요가 어느 쪽으로 향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증가세가 걷잡을 수 없어진다면 담보대출보다는 신용대출 쪽에서 금리 인상, 한도 축소, 판매 중단 등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은행들이 전년 대비 증가율 5~6%로 맞춰야 하는 목표는 개별 항목이 아닌 전체 가계대출 총량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은행 한도가 연쇄적으로 올라가서 목전에 다다르면 주담대나 전세대출보다는 신용대출부터 막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전혀 계획이 없는데 증가율을 모니터링했을 때 하나씩 무너지면 현재 걱정 없는 은행들도 안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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