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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尹 갈등' 침묵 유승민, '윤석열 때리기' 전환 왜?

등록 2021.08.24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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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측 "이준석 사퇴 후 유승민 캠프 가라" 계기

'유승민계' 불공정시비 재연 가능성 차단 포석

'톱4' 안착 시급…윤·崔 박스권 묶여 '적기' 판단

"홍준표는 세게, 유승민은 점잖게 尹 때릴 것"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를 흔드는 윤석열 캠프 인사들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윤석열 예비후보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8.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를 흔드는 윤석열 캠프 인사들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윤석열 예비후보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8.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미영 김승민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경선 주도권을 놓고 유 전 의원과 윤 전 총장이 정면충돌하는 모양새다.

유 전 의원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준석 대표와의 '특수관계'에 대해 숱하게 공격을 받은 데 이어 '이(준석)-윤(석열)' 갈등 상황 속에서도 오히려 이 대표에게 "말을 아끼라"고 자제를 당부했었다.

그런 그가 돌연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윤 후보는 정권교체를 하러 온건가 아니면 당권 교체를 하러 온건가"라고 윤 전 총장을 저격했다. 야권 대선주자 1위인 윤 전 총장의 '당 흔들기'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해 본격적인 견제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이 대표가 당 경선 준비 과정의 불공정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당 갈등을 진화하려 했다. 그러나 유 전 의원은 이런 기조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기자회견에서 작정한 듯 윤석열 때리기에 나섰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기습 입당을 거론하며 "당 대표, 원내대표가 없는 날 입당한 것부터가 당을 무시한 오만한 행동이었다"면서 "입당 후 비전과 정책 발표는 하나도 없이 지지자들을 앞세워 당 접수를 시도하고 당 대표를 흔드는 일이 계속됐다. 정말 유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도 당원도 명령 한마디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의 부하들이 아니다. 정치는 검찰총장 시절의 습관대로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당 대표를 흔들고 경선위원장을 바꾸고 경선룰을 바꾸겠다는게 윤석열 식 공정과 상식인가"라고 따졌다.

유 전 의원은 "이 대표와 가까웠다는 인연 만으로 괜한 오해를 받기 싫어 그동안 온갖 중상모략에도 참아왔지만 이제 분명하게 해둬야겠다"라면서 "캠프 인사가 계속 당 대표를 흔드는데 후보의 승인 없이 가능한 일인가. 윤 캠프는 후보 따로 참모 따로 인가"라고 꼬집었다.

이는 비대위 전환 검토, 이준석 탄핵 발언, "이준석 대표 사퇴후 유승민 캠프로 가라"는 민영삼 특보의 발언 등에 대해 윤 전 총장이 자신의 뜻이 아니라고 밝혔음에도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묵인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윤 전 총장이 '이준석 흔들기'를 통해 경선 버스 운전대를 쥐고 자신에게 경선 구도가 유리하게 흘러가도록 하고 있다는 의구심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민현주 희망캠프(유승민캠프) 대변인이 "지금 윤석열 후보는 없고 윤석열 후보의 최측근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막말만 있다. 윤 전 총장은 대변인 뒤에 숨지말고 직접 응답하라"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 전 의원이 '윤석열 저격수'로 등판한 데는 시기적으로는 민 특보의 '이준석 대표 사퇴 후 유승민 캠프로 가라'는 발이 도화선이 된 듯하다.

윤석열 캠프에서 이 대표와 자신을 한 묶음으로 묶어 '유승민계'를 공식화, 불공정 논란을 향후에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고리를 경선 버스 출발 전에 스스로 끊어낼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이날 유 전 의원의 기자회견에 대해 "유승민은 논리적이고 점잖은 본인 스타일에 맞게 이 대표와 관계에 대해 충분히 점잖게 해명한거라 본다"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몸풀기를 할 때가 된 것으로 보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또 정치권에서는 유 전 의원이 2차 컷오프인 '톱4'에 들어야하는 만큼, 윤 전 총장 캠프의 막말과 논란이 끊이지 않는 현 시점에 맞춰 윤석열 때리기를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의원으로서는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박스권에 묶여 있고,  최 전 원장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현 시점이 자신의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에 가장 최적기로 판단했을 수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윤 전 총장을 비판하며 유 전 의원과 공동전선을 형성한 것도 같은 이유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에서는 윤석열, 홍준표 '2톱'에 남은 2자리를 놓고 유승민, 최재형, 원희룡 등 중위권 후보가 경쟁해야 하는 구도로 전개되고 있어서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지금 지지율 순위로 보면 (결선 후보 4명에)윤석열, 홍준표, 최재형 그리고 한 명 남았지 않나. 그렇다면 유승민이 나설 때가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윤석열은 이번 주 장모에 대한 2차 공판이 있고 더 빠질 계기들이 남아있다"며 "홍준표는 윤석열을 더 세게 때리고, 유승민은 윤석열을 점잖게 때리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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