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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지겠다" 호언장담 육군·해군도 성추행 극단 선택

등록 2021.08.24 14: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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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해군 총장, 국회서 "우린 없다" 답변

이후 성추행 피해 여군 극단 선택 발생

결과적으로 두 총장 발언은 위증 된 셈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서욱 국방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상화 공군참모차장, 서욱 장관, 남영신 육군참모총장,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공동취재사진) 2021.06.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서욱 국방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상화 공군참모차장, 서욱 장관, 남영신 육군참모총장,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공동취재사진) 2021.06.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공군에 이어 육군과 해군에서도 성추행 피해를 입은 여군 부사관이 2차 가해 속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각 군 참모총장의 호언장담이 무색는 점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 3월 성추행 피해를 당한 공군 여군 이모 중사가 5월21일 극단적 선택을 한 뒤 공군에 비난 세례가 쏟아졌다.

국회도 사태의 엄중함을 감안해 국방위원회에 군 수뇌부를 출석시켰다. 지난 6월9일 국방위 전체회의 당시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공군 이 중사 사건 부실 수사 정황을 비판하며 남영신 육군 참모총장을 향해 "육군참모총장님은 이런 것 보셨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남 총장은 "이런 일이 없었다"라고 답했다.

신 의원은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에게도 물었다. 부 총장도 "예, 저도 공감한다. 이런 일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다음 질의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의문을 제기했다. 기 의원은 "두 분 참모총장님께서 '이런 사안은 처음이다'라고 말씀 주셨다"며 "책임지셔야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남영신 육군 참모총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남영신 육군 참모총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9. [email protected]

기 의원은 이어 "제가 파악하거나 일반 상식으로 봤을 때 이런 사안이 처음일 리가 있겠나. 대체적으로 다 이렇게 은폐하거나 회유되거나 축소되거나 지연되거나 이런 일들이 누적적으로 반복이 돼서 곪아 터진 것이지 이런 사례가 한 번도 없었다? 책임질 수 있나. 그 발언에 대해서"라고 말했다.

그러자 남 총장은 "이렇게까지 사건이 지연되고 하는 것은 책임지겠다"며 "육군에서 이렇게 사건을 지연 처리한 적이 없다"고 응수했다.

기 의원이 "해군도요"라고 추궁하자 부 총장은 "예, 그렇다"고 답했다.

확답을 들은 기 의원은 "조사 과정을 다 거칠 것이고 만약에 이 문제에 대해서 그 답변과 다른 것이 있으면 또다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후 이날 회의에서 남 총장은 한 차례 답변을 수정했다. 남 총장은 "아까 존경하는 기동민 위원께서 말씀할 때 제가 한 것은 제가 아는 상식 범위 내, 제가 보고받은 범위 내에서는 현재 공군의 이번 사건과 같은 지연된 사건이 없다는 것을 말씀드렸다"며 "정정으로 보고를 드리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부석종 해군 참모총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부석종 해군 참모총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6.09. [email protected]

이처럼 육군과 해군 참모총장이 호언장담했지만 공군 건과 유사하거나 일부 측면에서는 더 심각한 사건이 해군과 육군에서 차례로 터졌다.

인천지역 섬에 있는 해군 부대 소속인 여군 중사가 지난 5월27일 외부 식당에서 같은 부대 선임인 남군 상사에 의해 성추행을 당했다. 가해자로부터 투명인간 취급을 당한 피해자는 이달 12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지난해 4월 임관한 육군 여군 하사는 직속상관인 남군 중사로부터 '교제하자'는 제의를 받고 거절했다. 이후 피해자는 가해자부터 지속적으로 스토킹과 성추행을 당했다. 피해자는 수차례 자살시도 끝에 치료를 위해 정신병원에 입원 중이다.

해군과 육군 사례 모두 2차 가해 정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두 사건 모두 국방위 전체회의가 열리던 6월9일 당시 이미 진행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두 참모총장의 국회 발언은 위증이 된 셈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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