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휘발유 알제리 판매 중지…전세계서 99년만에 완전 퇴출
건강 악영향 이유 등장 경유도 부정적 영향…화석연료 중단돼야
[알제(알제리)=AP/뉴시스]2010년 9월29일 알제리 수도 알제의 교통체증 모습. 유엔환경계획(UNEP)은 30일(현지시간) 전 세계에서 유연휘발유 사용이 도입 99년만에 완전히 종식됐다고 밝혔다. 2021.8.31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테트라에틸납을 함유하고 있는 유연휘발유는 1922년 처음 사용 특허를 받았다. 당시에는 자동차 엔진의 성능을 높이는 연료로 큰 인기를 얻었고 1970년대에는 전 세계 거의 모든 휘발유가 유연휘발유였다.
그러나 미국에서 납 중독 사례가 발생하면서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드러났다. 납에 노출되면 뇌, 특히 어린이들의 뇌에 영향을 미쳐 지능을 떨어뜨리고 반사작용을 둔화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유연휘발유는 또 심장병, 뇌졸중, 특정 암과도 관련이 있었다.
유연휘발유의 완전 퇴출은 UNEP가 주도한 '청정연료 및 차량을 위한 파트너십'의 20년 가까운 캠페인의 결과다. 이 캠페인은 117개국이 여전히 유연휘발유를 사용하던 2002년 시작됐다.
잉거 안데르센 UNEP 사무총장은 "유연휘발유 퇴출은 지구 보건과 환경에 큰 이정표"라고 말했다.
미국은 1973년부터 단계적으로 유연휘발유 퇴출에 나서 1986년 전면 금지에 나섰고, 많은 다른 나라들이 그 뒤를 따랐다. 한국도 1993년 1월1일부터 유연휘발유 사용을 금지하고 무연휘발유 사용을 의무화했다.
UNEP에 따르면 유연휘발유 사용 금지로 매년 120만명 이상의 조기 사망을 막았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들의 지능도 향상됐고, 세계 경제는 매년 2조4500억 달러(약 2843조원)를 절약했다.
그러나 차량에서의 유연휘발유 사용이 99년 만에 끝났다고 모든 연료에서 특히 어린이들의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는 납이 폐기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전용기나 항공 교육, 농업용 등으로 쓰이는 소형 항공기의 피스톤 엔진에 여전히 납이 함유된 연료 아브가스를 사용하고 있다.
한편 유연휘발유가 퇴출되면서 경유(디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것은 건강과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했다.
미국에서 유연휘발유 퇴출을 부른 연구에 참여한 필립 랜드리건은 궁극적으로는 자동차에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것이 완전 금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디젤은 공중 보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디젤 배기가스가 일으키는 호흡기 자극과 천식은 공중 보건에 좋지 않다"며 전기차로의 전환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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