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출마로 민주 경기지사 4파전…경선룰 신경전(종합)
김동연 "이재명과 손 잡은 내가 '범정치교체'"
대선 막판 李 '정치개혁' 호응…李心 경쟁 점화
조정식·안민석·염태영과 경쟁…최재성도 고심
당원 50% 룰 쟁점…金 "외부 후보에 공정하길"
염태영 "룰 따라야" 안민석 "경기 전 변경 안 돼"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한주홍 김지현 기자 =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31일 오는 6·1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하면서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4파전+α(플러스 알파)로 치러지게 됐다.
민주당내에선 안민석, 조정식 의원에 염태영 전 수원시장까지 출마선언이 임박했거나 이미 뛰고 있고,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막판까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더욱이 이재명 전 후보가 직전 지사를 지낸 곳이니 만큼 치열한 이심(李心)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권리당원 50%, 일반 국민 50% 투표' 경선룰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에서 저는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이라는 공동 가치로 이재명 후보와 손을 맞잡았다"며 "이제 실천의 시간이다. 이 실천을 경기도에서 시작하겠다"면서 경기지사 출사표를 던졌다.
김 대표는 ▲미래대비 ▲민생안정 ▲평화공존 ▲균형발전 ▲정치교체 등 5대 정치변화 주제를 제시한 뒤 "(내가 이기면) 이재명이 함께한 경기도에서 김동연이 약속을 지키게 된다"며 "'범 정치교체 세력'의 지방선거 전체를 이끌고 반드시 승리하는 후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문재인 정부 첫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 대표는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전 후보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밀리던 이 전 후보가 띄운 다당제 정치개혁 승부수에 호응한 셈이다.
서울시장 후보난에 빠져있던 민주당 내에선 서울시장 출마로 선회를 바라는 기류가 있었지만, 이 전 후보와 가까운 김 대표의 뜻이 관철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견에 '7인회' 일원인 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과, 김병욱 의원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전 후보가 비상대책위원들에게 서울시장에 송영길 전 대표, 경기지사에 김 대표를 밀 것을 종용했다는 보도가 나와 당 차원에서 강력 부인하는 일도 있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마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31. [email protected]
김 대표가 경기지사 경선에 뛰어들며 이심(李心) 경쟁은 한층 불이 붙는 모양새다. 이재명 전 후보의 정치적 기반인 경기도는 지난 대선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46만표차로 이긴 곳으로, 대선 패배 후 불과 3개월 만에 열리는 지방선거의 불리한 구도에도 '해볼만 한' 지역이라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5선 조정식 의원은 지난 28일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하며 스스로를 "이 전 후보를 지켜왔고 앞으로도 지켜갈 진짜 동지"라며 "민주당과 이재명 지키기가 걸린 경기지사 사수를 꼭 이뤄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회견 자리에서 자신이 후보가 될 경우 공석이 될 경기 시흥을 지역구에 이 전 후보가 출마하는 제안도 했다.
이해찬계인 조 의원은 경선 때 이해찬 전 대표의 조직인 '광장'을 이 전 후보 지원 조직인 '민주평화광장'으로 확대개편할 때부터 전폭 지원했고, 경선 때 총괄선대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친노친문 후보로 꼽히는 염태영 전 수원시장도 "일 잘하는 민주당 도지사, 이재명의 길을 이어가겠다"며 이 전 후보와의 인연을 부각시켰다. 지난 대선 이 전 후보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과 비슷한 콘셉트의 '소중한(소소하지만 중요한)' 공약으로 경기지역화폐 2배 확대를 제안하기도 했다.
5선 안민석 의원도 출마선언에서 "김대중, 문재인, 노무현, 이재명과 함께 해온 안민석이 승리할 수 있다"고 어필했다. 이 전 후보와의 '15년 인연'을 강조하며 "나는 이재명과 참 많이 닮은 꼴이다. 그런 면에서 이재명다운 후보"라고도 했다.
나아가 "민주당의 민주와 개혁을 바로 세우는 것이 살 길"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8월 전당대회에 이재명 전 후보가 당대표로 출마해야 한다"고 이 전 후보의 당권도전을 촉구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대선에서 총괄특보단장을 맡은 '친이재명' 인사로 높은 인지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정치적 호위무사'로 불린 최재성 전 수석은 전날 "경기지사에 출사표를 던지는 것은 명분과 개인의 지향이 같이 있어야 한다"며 김동연 대표의 출마 지역이 정해진 후 "경선인지 다른 방식인지 확인하고 판단할 작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 출마로 경선룰도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당규는 공직후보 경선 방식으로 권리당원 50% 일반 국민 50% 투표의 '국민참여경선'을 규정하고 있으나, 일반 국민 100% 방식의 '국민경선'도 실시할 수 있다. 민주당과 합당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당내 기반이 약한 김 대표와, 조직을 갖춘 경쟁 후보들로선 민감한 부분인 셈이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전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과거에 박원순 전 시장 때 보면 당시에 우리당 후보가 아니라 시민사회 대표로 나왔기 때문에 단일화 경선하는 경우 다른 룰을 적용한 예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 대표도 출마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이런저런 조건 따지지 않고 쿨하게 당의 입장을 따르겠지만 권리당원 50% 룰은 저처럼 밖에서 온 사람은 불공정하다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밖에서 온 후보도 공정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권리당원 50% 일반 국민 50%' 경선룰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도 조직에서 열세인 외부 인사에 대한 '배려'를 에둘러 주문한 셈이다.
반면 염 전 시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그분이 지금까지 그 문제에 대해서 민주당의 룰에 따르겠다고 했으니까 그리고 또 윤호중 위원장도 그것은 기본이라고 하셨으니까 당연히 그렇게 하리라고 본다"면서 종전 경선룰 적용에 쐐기를 박았다.
안 의원도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 경기 전에는 룰을 바꾸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후보자에 따라서 유불리가 있을 수 있다. 경기를 앞두고 룰을 바꾸는 것은 후보자간에 합의가 필요한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룰이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심'의 향방에 따라 당심(黨心)도 일반 여론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 전 후보가 경기지사 후보 중 누구를 지원하느냐는 질문에 "조정식 의원은 2018년 경기도정 인수위원장을 했고, 이번 경선 떄도 캠프 본부장을 했다. 안민석 의원도 경선 시작 때부터 참여해 도왔던 분이고, 염태영 전 시장도 수원시장을 하며 도지사와 긴밀히 정책협의했던 사이다. 김동연 대표도 대선 과정에서 완주 의사를 포기하고 이 전 후보를 지원했다"며 "이 전 후보가 어느 분을 지지한다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 경선에서 이긴 뒤에는 (지원을) 할 것"이라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정 의원은 조정식, 안민석 의원의 출마선언 자리에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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