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신당 홍문종 대표, 지선 의정부 공천개입 논란
이형섭 당협위원장 추천 후보 배척…홍 대표 측근들 공천
홍 대표, "특정 인물 가, 나 주자"
이 위원장, 사직서 제출…"국힘도 아닌 홍 대표 말이 현실화…비상식적 공천"
"홍 대표와 김성원 공관위원장이 이 위원장 패싱" 비난 고조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홍문종 전 우리공화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70억대 배임, 횡령 항소심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11.11. [email protected]
6.1 지방선거를 이끌 당협위원장의 추천 후보들이 탈락하고 지난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시의원이면서 홍 대표의 선거운동을 도와 해당 행위 지적까지 일었던 인물들의 공천이 확정되자, 급기야 지방선거를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중요한 상황에서 당협위원장이 사퇴서를 제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4일 국민의힘 경기도당과 지역정가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 2일 의정부 선거구(가, 나, 다, 라)에 대한 기초의원 후보자 공천을 확정·발표했다.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이 다른 친박신당 홍 대표와 공식적인 자리에서까지 보란듯이 밀접한 관계를 보여온 시의원들의 공천 여부에 지역정가의 관심이 컸다.
공천 결과를 보면 홍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3명의 후보가 공천을 받았는데 사실상 국민의힘에 홍 대표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의정부시 가선거구에 조금석 후보, 의정부시 다선거구에 김현주 후보, 의정부시 라선거구에 박순자 후보가 각각 공천을 받았다.
모두 지난 21대 총선에서 당이 다른 홍 대표의 선거운동을 도우며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현역 시의원들이다.
특히 김현주 후보는 현역 시의원인 상황에서 이번에 또 다시 당선이 사실상 확실시 된다는 '가'번을 거머졌다.
해당 의정부시을 지역 당협위원장인 이형섭 위원장의 뜻은 전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위원장은 뉴시스 취재진에게 "공천 접수 마감을 앞두고 홍 대표의 전화를 받았는데, 김현주 후보에게 다선거구 가번을 주고 라선거구 박순자 후보에게 나번을 주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해당 선거구 자리에 추천한 인물들이 있어 답변을 피했지만 공천 결과는 홍 대표의 의도대로 현실화 됐다"면서 "국민의힘 소속도 아닌 홍 대표가 무슨 자격으로 공천을 언급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의 말이 그대로 실현되면서 당협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은 무시됐다"고 비난했다.
이 위원장은 홍 대표 측근들이 공천 되면서 자신이 추천한 후보들이 공천 탈락을 했지만 이 과정에서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한 채 '패싱' 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사는 "홍 대표는 주변에 '성원이에게 박순자, 조금석 등에 대해 얘기했다. 성원이 정치에 내가 도움을 줬기 때문에 내 말을 들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성원이'는 현재 국민의힘 경기도당위원장이자, 경기도 공천관리위원장인 김성원 의원이다.
이러 가운데 이 위원장이 "이번 공천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며 공천 발표 당일 사퇴서까지 제출해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그동안 경기도당 위원장과 홍 대표와의 관계를 두고 홍 대표의 공천 개입설은 예고돼 왔다.
김성원 경기도당 위원장이 지난 2016년 첫 국회의원 당선 당시 홍 대표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의 '실세'였고, 김 위원장은 홍 대표가 '횡령 혐의' 등으로 문제가 있기 전 이사장 신분을 유지한 경민학원 산하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지역정가의 한 인사는 "엄연히 다른 당인 홍 대표가 국민의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개입했다는 분석이 지역사회 난무한 데 이게 말이 되는 소리냐"며 "도당에서 당협위원장이 추천한 후보자를 탈락시키고 내부적으로 어떤 얘기가 없이 친박신당 홍 대표의 측근이 공천을 받았다는 것은 국민의힘이 제 얼굴에 침을 뱉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김성원 위원장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을 받지 않았고, 홍문종 대표 역시 문자 메시지를 통해 "아는 바가 없다"고 답변한 뒤 연락을 받지 않았다.
한편, 내홍을 겪으며 발표가 미뤄지고 있는 시의원 비례대표와 관련, 홍 대표가 밀고 있는 후보를 놓고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김성원 위원장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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