級 낮춘 전직 의원들, '이유있는' 기초단체장 출사표
전직 의원, 갑에서 을로 낮춰 구청장·시장 출마 속출
의원 특권 줄어드는 반면 기초단체장 영향 커진 탓
정문헌 종로· 정태근 성북·이성헌 서대문 구청장
[안산=뉴시스] 김종택기자 = 다문화 투표참여 서포터즈 단원들이 15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외국인주민지원본부 앞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참여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2022.05.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정치권이 6·1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한 가운데 차관급 예우를 받던 전직 국회의원들이 그보다 낮은 1급 대우를 받는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 대거 출사표를 던져 주목을 받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지역위원장의 공천권을 매개로 해당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들에게 '갑(甲)'의 위치에 서왔다. 하지만 '을(乙)'을 자처하는 전직 의원들이 늘어나면서 4선(選) 당대표 출신 후보가 기초단체장 공천에서 탈락하는 사례까지 속출했다.
이는 언론과 시민사회의 감시가 강화되면서 국회의원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줄고 제약이 늘어난 반면 지방자치단체장은 지방분권 기조에 따라 영향력이 커진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광역단체장은 물론 기초단체장도 인사·행정·예산집행 분야에서 상당한 권한과 자율성을 인정 받고 있다. 인구가 100만 이상인 수원·용인·고양·창원시 등 특례시는 행정과 재정에서 광역시급 자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4선 중진 출신인 신상진 전 의원(성남시장), 재선 정문헌 전 의원(서울 종로구청장), 초선 정태근 전 의원(서울 성북구청장), 재선 이성헌 전 의원(서울 서대문구청장), 초선 김용남 전 의원(경기 수원시장), 재선 주광덕(경기 남양주시장), 재선 이현재 전 의원(경기 하남시장), 초선 이상일 전 의원(경기 용인시장), 재선 박상돈 전 의원(충남 천안시장) 등이 공천을 받았다.
국민의힘에선 특례시인 용인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4선 당대표 출신 한선교 전 의원과 권은희 전 의원, 이상일 전 의원 등 전직 의원 3명이 도전장을 던졌다.
특례시인 창원시장 후보직을 두고는 4선 출신 김재경 의원과 현역인 강기윤 의원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모두 경선에서 공천 배제되는 장면도 벌어졌다.
이은재 전 의원 등 공천에서 배제된 전직 의원들이 재심을 요청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재선 김한표 전 의원은 거제시장 출사표를 던졌다가 공천 배제 되자 현직 의원의 불공정 공천 관리를 주장하며 탈당계를 내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민주당에서도 3선 정장선 전 의원(경기 평택시장)과 초선 제종길 전 의원(경기 안산시장), 초선 최민희 전 의원(경기 남양주시장), 초선 백군기 전 의원(경기 용인시장) 등이 기초단체장 공천장을 받았다.
한 지방자치단체 출신 국회 관계자는 "국회의원은 입법권이 있지만 감시와 제약이 많다"며 "반면 기초단체장은 감시 수준은 낮은 반면 행사할 수 있는 예산과 인사권은 더 많다. 기초단체장 자리 자체의 매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급이 낮아졌다고 할 수도 있지만 주민들과 접촉면을 늘릴 수 있고 인사와 예산권을 활용해 지역내 이익단체 등을 조직화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초단체장 출마가 향후 여의도 복귀에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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