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간부 무고 사건' 감금·강요 자작극으로 드러나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무더운 여름을 맞아 서울중앙지법을 비롯한 전국의 대다수 법원들이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2주간 하계 휴정기에 들어간다. 사진은 25일 서울중앙지법의 모습. 2021.07.25. [email protected]
28일 경남 사천시 소재 식품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재판장 김창모 부장판사)은 회사 전 간부 노모(49)씨가 회사 대표 정모(49)씨 등 6명을 상대로 감금·협박으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무고죄를 적용해 징역 1년2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노씨는 회사 간부인 장모(49)씨가 자금횡령 등 범죄를 저지른 사건 경위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회사 대표 정씨의 연락을 받고 진주로 내려와 자신이 가담한 횡령 범행 사실에 대해 자인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다음 그에 대한 진술서를 작성했지만 처벌될 것을 염려해 강요에 따라 허위로 작성한 것이라고 허위 신고했다"며 유죄 이유를 밝혔다.
또 "노씨는 2019년 12월6일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중대범죄수사3팀 사무실에서 정씨가 당시 협박으로 허위 진술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했고, 조직폭력배가 해를 가할 것 같은 행동을 취하는 등 감금·강요 범죄가 계속된 가운데 현직 경찰 간부가 사무실에 나타나 고소장을 작성했다는 등의 허위 내용을 계속 진술했다"며 "피해자들을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에 허위 사실을 신고했다"고 강조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노씨는 2019년 9월20일 낮 12시30분께 진주의 한 커피 전문점 앞에서 정 대표를 만나 진주시 초전동의 한 사무실로 이동한 후 장씨의 횡령 등 범행 사실과 자신이 가담한 횡령 범행 사실에 대해 시인하고, 그에 대한 진술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저녁에는 사무실을 나와 인근 식당에서 정 대표 등과 함께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신 다음 일행이 마련해 준 호텔 스위트룸에서 잠을 자고, 다음날 오전 10시께 다시 사무실에서 장씨의 범행 내역서를 검토하고 장씨에 대한 범행 내용을 진술한 후 고소장 초안 일부를 수정하고 사무실을 떠났다.
하지만 경기도의 주거지로 돌아간 노씨는 자신이 작성한 진술서로 인해 회삿돈을 횡령한 범행에 대한 처벌이 염려되자 자신이 감금 상태에서 조직폭력배와 현직 경찰 간부의 강요에 따라 허위로 작성한 것이라며 경찰청에 허위 신고했다.
당시 노씨가 작성한 진술서에는 장씨가 착복한 회삿돈은 3억2460만원, 자신은 5400만원을 착복했다며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 등을 적었다.
[창원=뉴시스] 강경국 기자 = 감금·강요 자작극으로 회사 대표와 경찰 간부 등을 무고한 노모(49)씨가 지난 2019년 9월20일 작성한 진술서. 2022.08.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이로 인해 경찰 간부는 2020년 3월 직위해제돼 8개월 간 경찰청과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후 업무에 복귀했지만 당시 근무했던 부서에는 복귀하지 못했다.
또 정 대표는 장씨 등의 횡령사건을 수사기관에 고소했지만 당시 노씨의 무고 사건으로 인해 사건의 실체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장씨의 공익제보로 인해 야기된 군납비리 사건에 휩싸여 오히려 정 대표 자신은 실형을 선고받고 연매출 300억원에 달하던 회사는 결국 문을 닫았다.
이어 사건의 발단인 장례식장 영업권을 두고 장씨와 장씨의 가족 등이 소유권 분쟁을 일으키면서 정씨 가족은 실질적인 운영권자임에도 1년 넘게 운영을 할 수 없었다.
한편 재판부는 "무고 범죄를 국가의 심판 기능의 적정한 행사라는 국가적 법익을 침해하고, 피무고자의 법적 안정성을 위협하는 범죄"라며 "노씨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며, 피해자들이 다수이고 합의를 하지 못한 점,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들이 수사를 받으면서 많은 고통을 겪은 점,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해 이 같이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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