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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韓, 우크라 난민 상황 멀게 느껴…정부가 인식 제고해야"

등록 2022.10.19 16:32:46수정 2022.10.19 18: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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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 난민과 땅 안 맞대 멀게 느껴"

"지속적 관심이 전쟁 끝낼 수 있는 무기"

러 청년 입국 거부…"누구 위한 전쟁인가"

'이민청'엔 "규제 강화하는 행위는 안돼"

"난민들, 신세 안 지려는 분들이 대다수"

"미얀마 상황 보고싶어…시민 연대해야"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폴란드 현장 미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2.10.19.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폴란드 현장 미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2.10.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이 19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난민 발생 상황과 관련해 시민 연대의 힘과 정부의 난민에 대한 인식 제고 역할을 강조했다.

정 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폴란드 현장 미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 이후 약 3년 만인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제임스 린치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대표 등과 함께 폴란드를 찾아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이야기를 청취했다.

정 대사는 폴란드 바르샤바에 있는 유엔난민기구 난민지원센터 '블루닷'을 방문하고, 바르샤바에서 활동하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만났다. 난민들의 주요 유입 기차역인 루블린역 등도 찾았다.

정 대사는 "2019년 방글라데시를 방문한 이후 생업에 몰두하다보니 다시 현장에 갈 준비가 됐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됐다"며 "어떤 것에 주안점을 두기 보다는 우크라이나에서 피난 온 사람들 개개인의 사연을 귀기울여 들으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술을 공부하는 20대 여성 '이나'라는 친구는 탱크가 자신이 있던 건물로 진격하는 모습을 보고 피신을 결심했다고 한다. 우연히 만난 젊은 아이 엄마와 아이도 만났는데 전쟁을 나간 남편과의 연락이 끊길지 모르는 상황이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폴란드 현장 미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제임스 린치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2.10.19.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폴란드 현장 미션'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제임스 린치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2.10.19. [email protected]



정 대사는 한국에서 난민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은 데 대해 "우리 다음 세대나 젊은 세대에게는 분단이 전쟁의 위기보다는 한반도의 현실 체제로 돼 있는 것 같다"며 "대규모 난민이 일어나는 상황에 있어서 직접적으로 땅을 맞대지 않았기 때문에 굉장히 멀게 느끼는 것 같다"고 바라봤다.

정 대사는 "그들(난민)이 겪는 어려움이 멀리 떨어져 있는 어려움이 아니라 어느 국가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어려움이란 것을 끊임없이 상기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며 인도적 차원의 지원과 시민들끼리의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가 최근 폭발한 데 대해 "더 자극적인 뉴스들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피해자에 대해 잠깐 바라보고 지원하기 보다는, 지속적인 관심 자체가 어떻게 보면 그들에게 전쟁을 빨리 끝낼 수 있는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라고 했다.

정 대사는 최근 러시아 청년 20여 명이 동원령을 피하기 위해 요트를 타고 한국에 왔다 입국이 거부된 사례에 대해서도 "누구를 위한 전쟁이냐, 무엇을 위한 전쟁이냐라고 질문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궁극적으로 시민의 아픔은 시민들끼리 연대와 공감 속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지도자의 잘못된 선택을 비판하기 보다는 유엔난민기구에서는 시민 연대의 힘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민청' 등 정부가 별도의 부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선 "어떤 청을 만든다는 게 규제를 더 강화하기 위한 행위로 옮겨져선 안 된다"며 "열려있는 지원, 우리 사회의 이해 제고를 돕기 위한 기관이 되면 좋을 것 같다. 정부가 객관적인 정보를 갖고 (국민을) 설득시키면서 난민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 대사는 "난민들이 생활하는 동안 지원금을 무료로 드리는 것이 아니다. 초기 한 두 달, 세달 정도 한정된 현금 지원을 소액 보장하는 것이고, 그 이후에는 직접 직업을 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난민들은 신세를 지지 않고 생계를 이어나가 귀향을 준비하려는 분이 대다수"라고 강조했다.

본인의 난민 수용 의견에 대한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제가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데 그걸 어떻게 피하겠나"라며 "상황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또는 오해로 공격할 수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감당해야 한다. 후회한 적 없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정 대사는 앞으로 친선대사로서의 계획에 대해 "미얀마 쪽 상황을 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며 "전쟁의 어려움에 봉착한 사람들을 돕자는 피상적 접근이 아니라, 이들이 왜 어려움을 겪는지에 대해 시민들이 연대해서 저항하는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한편 이달 말 임기가 마무리되는 린치 대표는 "한국에서 어쩔 수 없는 이유로 발생한 난민에 대한 이해가 더 형성되고 있다"며 "다양한 방법을 통해 기부하는 분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한국 사회가 좀 더 많은 난민에 대한 이해를 갖기 시작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소회를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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