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급등에 꽃값도 '金값'…졸업 특수에도 화훼업계 울상
2월6~10일 장미 가격, 전년보다 48% 급등
안개꽃 36%↑·프리지어 24%↑·튤립 23%↑
난방비 인상에 생산비 오르면서 가격 반영
예년보다 빠른 졸업식에 수요 급증도 영향
꽃값 상승으로 소비자들 구매 심리 둔화세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서초구 양재꽃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꽃을 살펴보고 있다. 2023.02.12.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졸업 시즌과 밸런타인 데이 등 기념일 특수를 기대했던 화훼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난방비 급등으로 생산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예년보다 이른 졸업식에 수요마저 쏠려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치솟는 가격에 소비심리마저 위축될까 우려가 나온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6~10일 절화(판매용으로 뿌리를 자른 꽃) 장미 경매가격은 1만2733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022년 2월7~11일) 평균 경매 가격(8578원)보다 48.4%나 급등한 수준이다.
안개꽃 가격도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안개꽃 가격은 1만3072원으로 1년 전(9587원)과 비교하면 36.4% 올랐다. 프리지어는 2705원으로 전년(2190원)보다 23.5% 상승했고, 튤립은 23.2% 오른 5686원으로 조사됐다.
꽃값이 상승한 배경에는 난방비 인상이 꼽힌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2일 기준 농업용으로 공급되는 면세 등유 가격은 ℓ당 1260.59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985.25원보다 27.9%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유가 급등 영향으로 평균 면세 등유 가격이 1288.39원으로 2021년(798.67원)보다 61.3% 오르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한파로 난방을 위한 연료 소비량도 많아졌다. 생산비가 오를수록 꽃 소비자 가격 역시 상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예년보다 빨라진 졸업식도 꽃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전국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는 3년 만에 졸업식 행사가 대면으로 열리는 추세다.
여기에 예전에는 졸업식이 2월에 몰려있었다면 최근 학사 운영에 대한 학교의 재량권이 커지면서 한 달여 빠른 작년 12월부터 졸업식을 진행했다.
높아진 생산비에 수요마저 늘면서 꽃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는 둔화되는 모양새다. 예년에 3만원이었던 꽃다발 가격이 최근 5만~6만원대로 훌쩍 뛰자 지갑 열기를 주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수를 맞아 이른바 ‘한철' 장사를 노리는 관련 업계 상인들의 상술도 화훼농가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졸업식이 2월에 몰렸지만 최근에는 12월 말부터 1월 졸업식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수요가 급증한 데다 난방비도 늘면서 꽃 가격이 올라 생화 대신 조화나 다른 선물을 찾는 소비 성향 변화로 화훼농가 어려움이 더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서초구 양재꽃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꽃을 살펴보고 있다. 2023.02.12.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