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원유 ETF '웃고' 천연가스 ETN '울고'
"원유 ETF 롤오버 효과 유의해야"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주유건이 걸려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자료에 따르면 2월 수입물가지수는 138.03으로 1월에 비해 2.1% 오르며, 4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는 국제유가가 오르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광산품과 석탄·석유제품 중심으로 수입물가지수가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23.03.14. [email protected]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을 추종하는 'KODEXWTI원유선물(H) ETF'는 지난 달 27일부터 전날까지 15.8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TIGER원유선물Enhanced(H) ETF'와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H)' ETF 수익률은 각각 15.89%, 12.24%를 기록했다. 2배의 레버리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상품인 'QV 블룸버그 2X WTI원유선물 ETN'는 같은 기간 35.05%나 급등했다.
반면 천연가스 ETN 중 거래량이 가장 많은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는 이 기간 12.73%나 급락했다. 올 들어 82.36%나 손실이 났다. 한국투자증권 'TRUE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H)'과 '미래에셋 천연가스 선물 ETN(H)'도 각각 13.58%, 6.48% 떨어졌다. 연초 이후로는 82.95%, 54.52%나 폭락했다.
이는 최근 국제 원유값과 천연가스 가격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주요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는 지난 2일 원유 생산량을 일일 160만 배럴 감산한다고 기습 발표하면서 국제 유가는 장중 8%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다음 달부터 올해 말까지 자국산 원유생산을 일일 50만 배럴 자발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 이라크, 오만, 알제리 역시 자체 원유생산 축소 계획을 차례로 내놓았다.
반면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기록적인 급등세를 보였던 천연가스는 이상기온 여파로 급락했다. 올 1분기 기록적으로 따뜻한 겨울날씨와 서방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가격상한제가 맞물려 내림세를 보였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상품전략팀장은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유럽의 에너지 절약과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저장고의 건강한 상황이 가격 하락의 주 요인"이라며 "천연가스는 에너지원 중 가장 큰 변동성을 가진 에너지원이다. 직접적인 투자에 대해서는 위험도가 큰 만큼 현재의 천연가스 가격 급락을 매수 기회로 보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원유 ETF는 '롤오버 효과'로 원유 현물가격과 괴리가 발생할 수 있어 직접 투자 보다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가 효율적이란 지적도 나온다. 롤오버 효과란 만기가 있는 선물에 투자함에 따라 차월물로 재투자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또는 수익을 말한다.
박 ETF상품전략팀장은 "원유관련 ETF는 선물 투자가 주이며 선물의 월물 교체에 따른 영향(현재는 원월물 가격이 근월물 가격보다 높은 컨탱고 상황으로 향후 비용 발생 가능성 )을 고려한다면 가격 연동되는 직접적인 투자보다는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가 더 효율적"이라며 "최근 에너지 기업들과 유가와의 상관도가 높아져있는 만큼 유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는 에너지 기업 ETF·ETN 투자 방법이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WTI ETF 등은 원유선물에 주로 투자함에 따라 선물의 근원물과 원월물의 가격차이에 따른 롤오버효과로 원유 현물가격과는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며 "또 원유의 원월물은 원유의 스팟 현물가격과 가격 움직임도 다를 수 있기 때문에 ETF가 원유선물 몇월물을 보유하고 있는지 선물 리밸런싱이 언제 일어나는지 파악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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