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대선 승리 후 튀르키예 리라 급락…"사상 최저치"
[이스탄불=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이스탄불 자신의 관저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3.05.28
CNBC 역시 에르도안 대통령이 올해 대선에서 승리하여 2030년까지 집권을 연장하면서 튀르키예 리라화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리라 환율은 29일 오전 한때 달러당 20.0608리라를 기록하면서 지난주 최저치를 넘어섰다. 28일 리라 환율은 달러당 19.93리라였지만 재선을 확정지은 다음날인 29일에는 종가기준으로 달러당 20리라를 넘어섰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2003년 첫 집권 이후 2033년까지 30년에 달하는 사실상 종신집권의 길을 열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선언하자 리라화는 달러 대비 통화 가치가 하락했다. 29일 미국 투자 은행 모건스탠리는 튀르키예 통화가 올해 더 하락하여 이전 예상보다 더 빠르게 달러당 26리라 또는 28리라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 투자은행 웰스파고의 이머징 마켓 이코노미스트 겸 FX 전략가 브렌던 맥케나는 CNBC 인터뷰에서 "에르도안이 선거 후에도 공직을 유지한 결과 튀르키예 리라화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맥케나는 리라화가 2분기 말까지 달러당 23리라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뒤 이르면 2024년에 달러당 25리라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리라화는 지난 5년 동안 달러 대비 약 77%를 가치가 하락했다. 멕케나는 튀르키예의 비정통적인 통화 및 경제 정책 틀이 앞으로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튀르키예의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을 길들이기보다는 성장과 수출 경쟁 추구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에르도안 대통령은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증가시킨다는 파격적인 견해를 지지하고 있다고 CNBC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도록 압력을 가하면서 지난 5년 동안 현지 통화는 달러 대비 가치의 거의 80%를 잃었다고 보도하면서 "이는 전 세계 중앙은행이 하는 것과는 반대"라고 지적했다. 에르도안은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높은 고용을 보장하기 위해 고안된 자신의 비정통적인 접근 방식을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52% 이상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하여 점점 더 권위주의적인 통치를 30년으로 연장했다. 에르도안은 재선을 확정지은 28일 저녁 수도 앙카라 대통령궁 발코니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면서 대선 승리 후 매파적인 어조로 정적들을 저격하고 자신의 비정통적인 경제정책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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