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어떻게 되나요…워크아웃·법정관리·부도 차이점은[집피지기]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이후 관심 급증
자재값 상승·미분양에 PF 우발채무 발생
당장 부도 아냐…법정관리보다 약한 개념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요즘 부동산 뉴스에서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 그리고 '워크아웃'이라는 단어를 참 많이 보실텐데요. 이 단어들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최근 시공순위 16위인 태영건설이 부동산 PF 우발채무의 여파로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PF', 그리고 '워크아웃'의 정확한 의미와 부동산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고 있습니다.
먼저 'Project Financing'의 줄임말인 PF는 시행사와 시공사 등이 부동산 개발, 인프라 건설, 에너지 사업 등 대규모 건설을 할 때 사용되는 금융 기법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개인이 신용이나 담보를 기준으로 대출을 받는 것과 달리 PF는 금융기관에서 개발 프로젝트 자체의 경제성, 사업성, 수익성 등과 리스크를 평가해 돈을 빌려주는 특이한 구조로 진행됩니다.
그러나 최근 건설 자재값은 급등하고 미분양은 속출하는 등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되자 현금 유동성이 떨어진 일부 업체들이 이 대출을 갚지 못하면서 부도 위기에 처한 것이고, 태영건설도 이러한 경우에 해당됩니다.
한편 태영건설이 신청한 '워크아웃'이란 기업이 도산이나 부도 위기에 처했을 때 돈을 빌려준 대상, 즉 채권단들이 모여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채권단의 75% 이상이 이를 동의할 경우, 대출만기 연장과 자금 지급 등 채권단의 지원을 통해 회생을 시도하게 되는데요.
위기에 처한 기업이 워크아웃을 신청한다고 바로 부도가 나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이 이미 부도를 내고 파산위기에 처했을 때 법원의 결정에 따라 기업의 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법정관리'보다도 수위가 낮은 개념이죠.
하지만 만약 태영건설에 대한 워크아웃이 채권단 75%의 동의를 얻지 못해 거절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요. 워크아웃 절차에 돌입하지 못하면 태영건설은 결국 최종 부도 처리가 되면서 법정관리를 받거나 청산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태영건설에게 PF 대출을 실행해줬던 금융사와 증권사뿐만 아니라 태영건설과 함께 공사를 진행하던 건축사사무소, 전문건설업체 등 하도급 및 협력업체들이 피해를 입게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개발 사업은 시행사가 사업의 큰 그림을 짜면 시공사가 연대보증을 서고 브릿지론과 PF를 일으키는 구조로, 시공사가 무너지면 시행사가 먼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시행사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여기에 현재와 같은 분양시장 침체가 계속되면 다른 건설사들까지 PF 대출을 갚지 못하게 되면서 연쇄적으로 무너질 우려도 있습니다. 실제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일부 건설사들은 "우리는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면서 선제적 해명에 나서는 등 진풍경도 벌어졌죠.
태영건설의 운명은 오는 11일 산업은행의 주도로 열리는 채권단 협의회에서 결정되는데요. 정부가 건설업계 전반의 금융리스크 확산을 막기 위해 태영건설 위기 진화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과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연재물입니다. 어떤 궁금증이든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